의료불균형․재벌병원의 환자 독식․의료전달체계 붕괴 심화로 이어져
천안·아산 지역에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 건립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천안아산 KTX역 인근에 건강검진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측은 천안과 아산지역 삼성직원과 가족, 계열사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건진센터 설립이 지역의 의료수요를 흡수해 지역간 의료불균형을 가속화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수도권과 지역간의 의료수급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형병원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의료기관 보다 수도권 의료기관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는 또다시 지역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 왔다.
특히, 재벌병원이 가세하면서 수도권으로의 의료집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북삼성병원의 천안아산 건진센터 건립은 재벌병원의 환자 독식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지역간 의료의 불균형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지며, 지역간 건강 불평등 문제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 건립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건강검진은 질병에 대한 진료로 이어진다. 결국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는 검진을 넘어 충청 지역 주민들을 강북삼성병원으로 빨아들이겠다는 속셈에 다름 아니다.
이같은 재벌병원의 행태는 지역 병원들을 고사시키며 결과적으로 지역간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지금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역내 대형병원들이 수도권 재벌병원과의 과도한 경쟁으로 과잉투자를 감행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복지부는 지난 3월 의료기관기능재정립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의료기관기능재정립안의 골자는 1, 2, 3차 의료기관의 기능을 재정립해 3차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쏠림을 막고 1차 의료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의 설립은 의료기관기능재정립의 취지를 훼손하고 오히려 수도권 3차 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더욱 심화시킬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복지부가 진정으로 의료기관기능재정립의 의지가 있다면 이번 강북삼성병원 천안아산 건진세터 건립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
또한, 충청남도는 지역 의료의 발전을 위해 재벌병원의 무분별한 진출을 규제하고 도민 건강권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1년 7월 1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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