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고 박주아씨 사망원인 진실을 밝혀라
[성명] 고 박주아씨 사망원인 진실을 밝혀라
  • 정리/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7.0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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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병원은 탤런트 고 박주아씨 사망원인의 진실을 밝히고, 정부는 로봇수술 과대광고와 중환자실 환자안전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라.

최근까지 MBC 일일연속극 "남자를 믿었네"에서 선우 할머니 역으로 출연했던 중견탤런트 박주아(68세. 본명: 박경자)씨가 올해 초 신우암 진단을 받은 후, 4월 18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로봇을 이용한 신장 절제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중 십이지장에 2cm 천공이 발생해 이틀 후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회복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수면상태로 치료를 받았었다. 그러다가 5월 14일 새벽에 인공기도 산소호흡기 튜브가 이탈해 뇌사에 빠졌다가 이틀 후인 5월 16일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측은 사건 당일 "고인이 생전에 신장병 뿐 아니라 당뇨를 앓고 있었고 다른 장기 상태도 안 좋아 로봇수술 후 회복이 안 된 것이고, 중환자실에서는 인공기도 산소호흡기 튜브가 자연적으로 빠지기도 한다"라고 박주아씨의 사망원인을 설명했다.

유족은 추호도 의심없이 병원측의 설명을 믿었고 다음날 고인의 장례식 도중에 병원측이 작성해 가져온 합의서(장례비, 납골당안치비, 종교제사비 등으로 8천만원 지급)에 서명까지 했었다.

박주아씨의 지인인 박미경 드라마 작가와 이영규 영화제작사 대표가 박주아씨의 의무기록을 검토한 후 언론, 방송에 의료사고 의혹제기를 했을 때도 유족은 최선을 다한 의료진과 도의적 책임을 다해준 병원의 말만 절대 신뢰해서 “고인을 조용히 보내드리자”며 이들을 강력히 제지했고 의무기록을 모두 회수하기까지 했었다.

장례가 모두 끝난 뒤 유족은 그때서야 의무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놀랍게도 박미경 작가와 이영규 대표가 제기한 의료사고 의혹제기가 모두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의무기록일지를 가지고 한국신장암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방문해 법률적 자문을 받았고 그 결과는 의료사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1) 박주아씨는 2010년 12월 22일 국립암센터에서 신우암 초기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신우암의 특성상 병의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추후 상태를 보면서 내시경을 통해 암세포 종양만 제거수술을 하거나 그래도 안심이 되지 못하면 신장절제술을 시행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고인과 유족은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아보는 게 확실할 것 같아서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의 로봇수술로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2011년 1월, 박주아씨는 MBC 드라마 녹화 스케줄이 잡혀 있어, 먼저 내시경 수술과 조직검사를 병행했다. 조직검사 결과는 국립암센터에서와 동일하게 신우암 초기로 판정을 나왔지만 내시경 수술로 종양이 확실하게 제거되지 않아 담당의사가 적극 권하였던 로봇수술을 하게 되었다.

담당의사는 다빈치 로봇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불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개복수술보다 출혈 및 상처부위가 적고, 수술 중 손떨림의 문제와 부작용 사례가 거의 없으며, 수술 후 3박4일이면 퇴원할 수 있는 짧은 회복기간 등에 대한 ‘과대광고’를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의료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로 하여금 일반 개복 수술법이나 복강경 수술법 등에 대한 정확한 인지 없이 로봇수술을 결정하게 만들었다.

(2) 박주아씨는 4월 18일 오전 8시 16분 로봇을 이용한 신장 절제수술을 총 5시간 25분 동안 받았다. 박주아씨는 병실 이동 직후부터 피고름을 흘리며 심한 통증을 계속 호소하였고 강력한 진통제를 계속 맞으며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수술 다음날인 19일. 병원에서 나온 아침 식사 후 수술부위 배액관을 통해 음식 이물질과 피고름이 터져 나왔다. 복부 엑스레이 및 복부 CT 검사 결과, 십이지장 천공에 의한 복막염으로 판정되어 비뇨기과에서 일반외과로 전과되어 19일 21시 30분 일반외과 의사에게 십이지장 천공에 대한 수복수술을 4시간 17분 동안 받았다. 하지만 수술결과는 ‘48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박주아씨가 18일 로봇 수술 이후 십이지장 천공이 발생하여 지속적으로 복부통증을 호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담담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복부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한 복부초음파 등 검사를 하지 않았다.

나아가 다음날인 19일 로봇수술을 과신한 나머지 십이지장 천공이 된 환자에게 음식을 섭취하게 하여 배액관으로 음식물이 흘러나와 복막염으로 악화되었다. 만일 장천공이 의심된 경우 즉시 일반외과에 협진을 의뢰하여 복부 엑스레이나 응급 CT 촬영을 통해 장천공을 진단하고 응급 수복수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려 10시간 이상 응급 수술을 지체하였다.

박주아씨는 응급 수복수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21일 1시 25분에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져 산소호흡기를 통한 기계호흡을 하면서 수면치료를 받게 되었고, 이후 25일 동안 사망시까지 한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였다.

박주아씨는 중환자실에서 폐 상태가 좋지 않아 100% 기계호흡에 의존하였으며 사망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기계호흡을 하고 있었다.

또한 남아있는 신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공신장기를 통한 혈액투석을 계속하였으며, 혈압이 불안하여 인공신장기 작동을 조절하며 수액과 혈액을 계속 투입하는 과정에서 호흡이 곤란해지는 폐수종이 걸리기도 하였다.

박주아씨는 중환자실에서 부종이 심해 손가락을 붕대로 감아 놓았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염증이 발생해 괴사되었으며, 이후 패혈증에 걸려 염증수치가 급증했다.

한때 다소 안정을 되찾았으나, 황달수치가 올라가 원인을 검사하기 위해 CT 검사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여 아주 위험한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

(3) 5월 11일. 가장 청결해야 할 중환자실에서 감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박주아씨는 수퍼박테리아의 일종인 ‘감염성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구균(VRE)’에 감염되었고 다음날인 5월 12일 중환자실 내 1인 무균실로 옮겨졌다.

(4) 1인 무균실로 옮겨진 이틀 뒤인 5월 14일 새벽, 중환자실에서 24일 동안 수면상태에서 인공기도 산소호흡기 튜브에 의존해 치료를 받았던 박주아씨의 산소호흡기 튜브가 빠진 것을 의료진이 발견하고 다시 삽입했으나 5분 이상 지체하여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하여 뇌사상태에 빠졌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이때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폐에 박혀 희망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고 이틀 후 5월 16일 결국 사망했다.

간호일지에는 ‘5월 13일 23시 38분에 인공기도를 관리하였고, 5월 14일 00시 40분에 인공기도 호흡기 튜브가 빠진 걸 간호사가 발견했다’고 적혀 있다.

중환자실 환자는 응급상황을 대비해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데 간호일지에 의하면 62분 동안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산소호흡기 튜브가 빠진 후 5분 이상 지체하여 환자가 뇌사상태에까지 빠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단순히 담당 간호사나 당직 의사의 과실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중환자실 안전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안전관리에 관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의 인증’까지 받은 병원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5)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병원 측이 먼저 사고의 진상을 밝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전문 영역인 의료의 특성상, 병원 측이 먼저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면, 일반인은 의료사고가 발생했는지 조차도 모른 채 지나쳐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박주아씨의 사망사고도 이런 식으로 넘어갈 뻔 했다가, 박주아씨의 유족, 지인, 환자단체의 문제제기를 통해 이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박주아씨 사망사고는 단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적신호 사건(Sentinel event)이다. 이런 사건은 우발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다. 해당 병원의 환자안전 관리체계에 뭔가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병원은 환자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갖추고 있다. 어느 한 단계에서 실수가 있더라도, 다른 단계에서 이를 확인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과 같은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이런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가 모두 뚫렸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병원의 부실한 환자안전 관리로 인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더군다나, 그나마 환자안전 관리체계가 갖추어진 것으로 평가받는 대형병원이고 심지어는 환자안전으로 한국 최초의 국제인증(JCI)을 받았다고 엊그제까지 떠들썩하게 광고하던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더욱 우려스럽다.

우선 우리는 박주아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요구한다. 이번 사망사고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환자안전 사고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이를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상을 은폐하는 것으로 당장의 어려움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결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모토로 작년 출범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요구한다. 병원 인증이 요식 행위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망사고와 같은 심각한 적신호 사건을 발생시킨 병원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의료기관평가 인증을 받은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실사를 통해 인증 자격의 지속 여부를 재판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보건복지부에 요청한다. 박주아씨 사망사고와 같이 심각한 환자안전 사고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진상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병원과의 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국민의 불안과 사고를 당한 환자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다.

아울러 로봇수술의 과대광고 및 남용 실태를 조사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중환자실 환자안전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오늘 박주아씨 유족과 지인, 그리고 환자단체들은 로봇수술의 과대광고와 남용, 중환자실의 허술한 안전관리로 제2의, 제3의 박주아씨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동으로 형사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해 박주아씨의 진짜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그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로봇수술, 중환자실 감염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다.

2011년 7월 4일

故 박주아 유족, 故 박주아 의료사고 진실규명 대책위원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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