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피임약과 밥그릇 싸움
응급피임약과 밥그릇 싸움
  • 주민우 기자
  • 승인 2011.07.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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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단체의 결속관계는 공식화, 즉 관계의 결별을 막는 문서의 보장이 있어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진화적 매커니즘의 산물로 이러한 결속관계를 합법적으로 묶어 두자는 생각은 이제 우리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이 됐다.

우리는 축적된 지식을 통해 결속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됐음에도 이런 결속을 깨뜨리는 일을 종종(아니 아주 자주) 만든다.

이런 일들은 그들의 관계나 상호의무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 책임을 방기하고 약속을 무시할 때 일어난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보이지 않는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지만 본의 아니게 또는 고의적으로 다른 영역을 침해한다.  ‘먹이’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먹이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그렇고 의사와 약사들이 그렇다.  말로는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밥그릇 싸움’이다.

밥그릇 싸움의 이면을 보면 국민들의 불편함과 질타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뜻있는 시민단체나 언론, 더욱이 대통령까지 나서서 싸우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검경은 우리의 관심 밖이니 제외하고 최근 일반약 슈퍼판매를 둘러싼 의사회와 약사회의 갈등을 들여다 보자.

이중에서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문제는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풀어 약국에서도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주장을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청원서까지 보내 단호한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그 논리를 보면 실패율이 5∼42%에 이르러 원치 않는 임신을 제대로 예방하기 어려우며, 반복 사용할 경우 효과는 감소하고 여성 건강만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부인과에서 직접 팔아야 환자들의 불편이 감소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자신이 보고자 하는 면만 보는 지극히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응급피임약은 종류에 따라 1알 또는 12시간 간격으로 2알을 사용하는데, 성관계 후 24시간 내 먹으면 피임 성공 확률이 95%, 48~72시간 내는 85~58%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여성이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져 임신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의 효과는 떨어지며 확실히 하려면 24시간 내에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24시간 아니라 72시간이 지나서도 의사들은 착상 여부를 알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어떻게 임신 여부를 진단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낙태가 불법이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할 경우에 여성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응급피임약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럴 경우 부작용 문제를 들고 나온다. 그러나 의사가 부작용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나 약사가 설명하는 것이나 다를 게 무엇인가.  의약품 사용설명서를 참조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응급약은 적절한 타이밍에 복용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약을 개발한 주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기를 놓치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 응급약인 것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가철에 응급피임약의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일에 문을 닫는 동네병원과 달리, 당번약국이라도 운영하는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할 것이다.

우물쭈물 하다가 복용 시기를 놓치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연결된다. 이 책임을 누가 질 수 있는가. 산부인과 의사가?  말도 안되는 코미디다. 

사후피임약 ‘노레보’의 경우, 독일 정도만 제외하고 미국,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반약으로 분류되어 부끄럼 많은 여성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다.

질서는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을 내려놓을 때 잘 해결될 수 있다. 돌에 새긴 율법이 공동의 선이 되는 규칙이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의사회(산부인과단체)와 약사회는 밥그릇 싸움을 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여성들을 배려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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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부인과의사회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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