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3년 장기요양보험이 성숙해지려면
시행 3년 장기요양보험이 성숙해지려면
  • 노영조 논설주간
  • 승인 2011.06.30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많은 논란과 우려 속에 도입됐던 노인장기요양보험이 7월1일 시행 3년을 맞는다.  장기요양보험은 노인보건의료제도에 관련한 인프라가 전무하다시피한데다 재원조달마저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노인 의료비 등 사회보장비용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서둘러 실시됐던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상태지만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수급자)이 32만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5.8%를 커버할 정도로 발전했다. 장기요양서비스의 대상자는 주로 65세 이상 고령자이지만 노인이 아니라도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을 앓게 되면 대상자에 포함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급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건보재정 적자가 큰 문제로 되어있는 터에 하나의 해결역할을 할 것을 기대된다. 연세대 이태화 교수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09년에 9000억~1조원의 건강보험급여비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기능상태가 매우 나쁜 1등급자가 23.3%에서 17%로 줄어 서비스 이용자의 평균 진료비가 2007년의 317만원에서 285만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보장성 서비스를 시행하는 경우야 없겠지만 이 제도 실시로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등 25만명이 신규로 취업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두었다. 또한 이 서비스가 유발하는 부가가치가 지난해 4조3000억원이었고 올해는 6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0년에 65세 이상 노령자가 14%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한 후 2026년에는 20%로 늘어나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고령층의 건강특성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의 노인유병률 조사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86.7%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이어 관절염이 29.8%, 요통-신경통 18.9%, 당뇨병 16.3%, 골다공증 13.8% 이다.

더구나 두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앓는 복합이환율이 64.2%, 3개 이상 질환을 지닌 노인도 38.9%나 된다. 그 결과 노인의료비가 크게 늘어나 벌써 건강보험의 위험요소가 되어 있다. 건강보험중 노인의료비 비중은 2005년 24.4%에서 2010년 32.2%로 급증했다.

질병말고도 노인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일상생활수행능력(ADL)이나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IADL)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각각 65세 이상 고령자의 11.4%와 2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85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IADL에 지장이 있는 경우는 모두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볼 수 있다. 80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급격히 높아지는 우리에게 닥친 커다란 문제다.

고령자들은 만성질환과 기능장애를 함께 갖고 있어 의료와 요양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갈수록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맡아야 할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고령층의 보건의료적 특성과 노령화 추세를 감안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를 사회보장제도로서 발전시켜야 하는 게 풀어야 할 숙제다. 보다 많은 노인들이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재정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어려운 정책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는 GDP에서 차지하는 장기요양비용이 0.3%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5%에 훨씬 못미친다. 요양서비스 요구가 커져가는 현실을 감안해 재원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빠른 시일 내에 강구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장기요양대상자를 늘이고 재가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보장성은 더 확대해야 하는 처지다.

이제 요양서비스의 안정화단계를 맞아 이 제도의 목표도 단순한 수발기능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지향해 나갈 때다. 또 요양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낡은 요양 시설을 개선하고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높이는 일도 시급하다. 요양보호사의 70%가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실정이다. 95%가 계약직이고 입소시설의 경우 절반 정도가 2교대 근무를 하는 등 근무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직업적 안전성이 부족한 터에 품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연된 불법-부당한 급여비 청구도 철저히 가려내 재정누수를 막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판정과 등급심사를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 건보공단의 확인과정에서 전체 요양기관의 50%에서 부당 청구가 드러날 만큼 관리가 너무 엉성하다. 부당 정도에 따라 심한 경우 기관 지정을 취소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