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감염확산, 항생제 오남용 줄이는 계기돼야
슈퍼박테리아 감염확산, 항생제 오남용 줄이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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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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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시작된 장출혈성대장균(EHEC) 감염이 미국, 폴란드 등 다른 나라로 확산되면서 감염환자 발생 한달여 만에 22명의 사망자를 낳자 지구촌이 식품 공포증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이 균에 감염되면 체내에 치명적인 독성을 분비하므로 장기 또는 신경계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감염경로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아 막연한 불안감마저 일고 있는 가운데 초기 대응과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국가간 다툼현상이 나타나는 등 파장도 적지 않다.

사망자 감염자가 늘어나자 질병관리본부는 EHEC 감염증을 ‘긴급 검역대상 감염병’으로 지정 고시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독일발 항공기 탑승객에 대해 검역을 강화키로 했다. 의심환자는 세균검사를 하며 판정이 나올 때까지 격리시키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독일발 EHEC와는 유전자형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국내에서도 2004년 이 대장균으로 인한 환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된 만큼 보건당국은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발병지인 독일 로버트코흐연구소는 아직 감염경로조차 밝혀내지 못한 채 날 오이, 토마토, 상추를 먹지 말라고 당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등이 이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일단은 대장균 감염예방수칙에 준해서 주의사항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장균은 기존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슈퍼 박테리아’라는 별명이 붙었다. 현재의 의료기술이 세균의 진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항생제 내성이 강해지는 박테리아가 늘고 있는 것은 인류에 큰 재앙이다. 공교롭게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올 세계 보건의 날 주제가 ‘항생제 내성’인데 기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EHEC 감염환자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그러나 이를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이번 발병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항생제 오남용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EHEC 감염환자가 발생한다면 감염자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날 게 뻔하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은 입원환자의 70~80%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대장균 감염에 대한 대책은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국가간 보건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나라도 항생제 소비량이 OECD회원국 중 1위일 정도로 오남용이 만연된 상태다. 식약청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가 감기에도 항생제가 효과가 있다고 응답할 정도다. 또 28%는 감기증상이 있을 때 집에 있는 항생제를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항생제 내성은 21세기 가장 심각한 보건문제로 꼽힌다. 보건당국은 차제에 국민과 처방권을 가진 의료진을 대상으로 올바른 항생제사용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오남용을 방지하는 정책과 규제를 마련해야한다. 또한 진화하는 세균을 치료하는 항생제 신약과 백신 개발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약값 인하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연구개발 기업에 대해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신약개발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대한민국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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