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와 기부금을 양 손에 든 태평양의 두 얼굴
리베이트와 기부금을 양 손에 든 태평양의 두 얼굴
  • 노영조 논설주간
  • 승인 2011.05.3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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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건강을 추구한다는 아모레퍼시픽그룹(사명변경 전 태평양그룹)이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의 리베이트 제공행위에 따른 거액의 과징금 부과 등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침 아모레 그룹은 1분기 실적이 계열사별로 크게 엇갈려 희비쌍곡선을 그리던 터다. 화장품 계열사는 매출이 최대 70%이상 늘어난 반면 태평양 제약은 27%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태평양 제약은 리베이트 제공 및 탈세 의혹으로 공정위는 물론 검찰 국세청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아왔다. 8년전 타계한 창업주 서성환 전 회장의 개성상인 기질이 2세 경영체제에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판이니 참으로 안타깝다.

아모레는 며칠 전 서울에서 열린 세계피부과 학술대회를 국내 뷰티 기업으로는 최초로 공식 후원하면서 선대 때부터 내려오는 슬로건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풍요롭게’를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 봄 문을 연 서울대 암병원에 가면 아모레가 기부금 5억원을 내 지은 2층 강당명을 창업주 이름을 따 지었다는 안내표지가 붙어있다.

그러나 5월 들어 제약부문의 추락과 이런 저런 스캔들로 인해 회사가 내거는 아름다움과 건강과는 한참 거리가 먼 인상을 준다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2세인 서경배 아모레 대표가 동양의 아름다움과 피부과학을 조화시킨 새로운 미를 선보인다는 의미에서 후원했다는 설명이 무색할 지경이다.

태평양제약은 2006년부터 5년간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준 대가로 2100개 병·의원에 90여억원어치의 금품을 제공하는 등 1만8600여회에 걸쳐 모두 152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공정위 조사로 밝혀졌다. 적발된 제약업체 중 가장 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차별적인 리베이트 제공행위가 비싼 약 처방을 유인하고 약값인하를 저해해 결국 건강보험 재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오늘의 건보위기를 초래하는데 일조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국내 화장품업계에 신화를 쓴 회사의 계열 제약사가 한 짓이 이렇다.  시인 하이네와 작곡가 슈만이 그토록 예찬한 ‘이 아름다운 5월에’ 태평양 제약은 물론 아모레도 부끄러운 일들로 추한 면모를 보이고 말았다. 

아모레는 화장품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사업분야는 제약 외에 금융, 부동산, 자동차 부품, 플라스틱제품, 직물 등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기에 제약업종의 특성이나 기업윤리 등에는 소홀한 측면이 적지 않다. 제약업은 화장품업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공익적 성격이 강하고 연구개발 중심의 산업이다
 
그룹 최고경영진은 매년 매출의 3%대를 R&D에 투자하는데 이는 글로벌 화장품 업체의 투자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임을 알아야한다. 화장품업종은 글로벌 기업도 연구개발투자가 1~3% 수준이지만 앞서가는 제약회사들은 최고 20%에 가깝다.  LG생명과학은 20%에 육박하며 투자액 1위인 한미약품은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아모레가 제약사업을 계속하려면 지금까지의 ‘화장품사업 마인드‘에서 완전히 탈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신약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무늬만 제약회사인 현 상태에서 주저앉게 된다. 이는 입만 열면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주장하는 아모레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태일 것이다.

태평양제약과 아모레 경영진들이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을 만든다’는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다시 되새겨야할 때다. 우리는 아모레가 뷰티와 헬스를 양 수레바퀴로 하는 새로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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