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제약과 불법 리베이트
태평양제약과 불법 리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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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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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제품인 ‘케토톱’으로 유명한 태평양제약이 공정위가 발표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 1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개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경영관련 그 어떤 지표도 1등을 한 적이 없는 기업이 유독 리베이트 제공에서 1위를 먹은 것이다. 수치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9개 제약사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자사 의약품의 처방 및 판매의 유지, 증진을 위해 병의원에 반복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리베이트 제공행위는 다양했다. 현금 및 상품권지급, 수금할인, 식사접대, 골프접대, 물품지원 등등. 특히 한올바이오파마는 의사들에게 통상의 사례보다 150배나 많은 학술논문 번역료를 지급했다가 적발됐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기업별로는 태평양제약이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발표된 금액만 152억2300만원이다. 적발된 9개 제약사의 전체 리베이트(402억원) 대비 40%에 가깝다.  

이들 업체는 모두 퇴직한 영업사원의 내부 고발로 조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제보된 금액만 이 정도라니, 대체 신고되지 않은 리베이트는 얼마란 말인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충격이다.

이번에 적발된 국내 기업들은 하나같이 자체 개발 신약이 없다.  투자 대비 손쉽게 돈을 버는 복제약 사업에 주력한 탓이다. 정상적인 임상을 통해 약효를 입증한 신약과 달리, 한 가지 성분에 수십·수백 품목씩 쏟아지는 복제약으로 경쟁을 하려다보니, 왜 뒷돈 거래의 유혹이 없었겠는가. 자신이 처방받은 약물이 리베이트의 산물인지도 모르고 복용했던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본 셈이다. 예고된 낯뜨거운 사태다.

제약업계는 이번 사태를 철저한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아야한다. 

리베이트 제공 1위 기업에 오른 태평양제약은 모기업이 국내 화장품 매출 1위인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다.  누구보다 좋은 연구개발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눈을 조금만 돌렸다면, 지금쯤 웬만한 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는 신약 하나쯤은 개발하고도 남았을 터이다.  

그러나 태평양제약은 지금도 80, 90년대에 유행했던 케토톱 매출에 목을 매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1671억원) 대비 R&D 투자비율은 고작 4.3%(72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자사보다 규모가 적은 한올바이오파마(13.66%)나 한국유나이티드제약(12.31%) 보다도 못한 것이다. 그 결과가 이번에 적발된 엄청난 규모의 리베이트라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위탁경영자나 다름없는 CEO에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  CEO에게 회사를 맡겨놓고 투자는 하지 않는 그룹 오너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약회사는 수익창출도 중요하지만, 모름지기 사명이 있어야 오래갈 수 있다.  장사치같은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국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거니와,  건강보험만 좀먹을 뿐이다. 

그런의미에서 LG생명과학이나 한미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종근당과 같은 제약사들은 타의 모범이 될 만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상위 5대 기업이 이들이다.  

대기업이 제약회사만 만들어 놓고 신약개발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택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이 돈으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경배 회장은 대기업의 오너로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지위에 있다.  늦지않았다. 이제라도 ‘케토톱’에 대한 미련을 접고 제약분야 R&D 투자에 적극 나서야한다.

캐내면 할 수 있다?  캐내야 할 것은 관절염이 아니라, 신약이다.  더욱이 관절염은 파스 따위로 캐낼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공연히 질환만 악화시킬 뿐이다.  

제약사업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면,  차라리 벗어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관련 기사 ①]

-. “불법 리베이트 제공 1위 태평양제약” 

-. 태평양제약, 불법 리베이트 152억 어디에 썼나? 

-. 태평양제약에서 리베이트 받은 의료기관 명단

[관련 기사 ②]

-. 물 파는 제약사와 파스 파는 제약사 

-. “케토톱 같은 파스 참 좋게 봤는데…”

-. "케토톱, 관절염 부문 9년 연속 품질·서비스 대상" 

-. “‘케토톱’ 8연 연속 브랜드파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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