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을 병들게 하는 것들
건강보험을 병들게 하는 것들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05.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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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부능력이 충분한데도 고의로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악덕 체납자가 5만3000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에는 1000만원 이상을 체납한 고소득 전문직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들 악덕 체납자들, 많은 자영소득이 있는데도 위장취업으로 보험료를 적게 내는 가입자, 과잉진료를 하거나 허위로 진료비를 부풀려 지급금을 많이 타가는 병원들이 건보재정을 좀먹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달 건보료 정산 때문에 건보료 폭탄을 맞은 월급쟁이 소시민들은 화가 날대로 났다.  

올 들어 2월까지 건강보험 재정은 1500억원 적자를 내 남아있는 적립금이 겨우 1주일치 진료비에 불과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다.

악성 체납자들은 건보료를 아예 내지 않겠다고 버텨 체납 보험료를 회수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한다. A씨(경기도 수원)는 27개월 동안 540만원의 보험료를 체납했다. A씨는 체납액 납부를 설득하는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하기도 했다. 이 체납자는 압류된 재산의 2차 공매 낙찰가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사실을 알은 후에야 보험료를 냈을 정도다.

월 소득 1000만원이 넘는 연예인 B씨는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위장취업해 직장 가입자가 됐다. 그는 월급이 84만원이라고 신고해 월 2만2860원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그가 사실대로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면 43만원을 내야하는 것이다. 건보료 정산으로 지난달 평균 6만7000원의 건보료를 더 낸 회사원들이 억울해할만 하다.

체납액이 1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2년이상 장기체납자들이 내지 않은 보험료는 1459억원이나 된다. 전체 체납자 152만5000명의 체납액은 무려 1조7455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체납자에 대한 건보공단의 대응조치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기껏해야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 처분하는 정도다. 건강보험법에는 일정기간 보험료를 체납하면 보험급여를 제한받도록 규정돼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병원의 과잉진료도 큰 문제다. 병원 외래진료의 11.5%를 차지하는 감기의 경우 국내 병원들은 OECD회원국들에 비해 2~3배 많은 약을 처방한다. 감기진료 지급금은 2009년의 경우 1조1593억원으로 건보 전체 지출의 6.4%나 된다. 감기 과잉진료만 줄여도 건보재정상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우리나라 건보의 약제비 비중은 29.6%로 OECD평균치인 17.6%보다 1.7배 높다. 과잉처방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GDP에서 국민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율도 OECD의 2.0%보다 2배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악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할 재정 위험요인임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현재대로라면 건보적자는 2020년 17조3000억원, 2030년에는 50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파산을 막으려면 직장인 1인당 본인부담금을 현재의 월평균 7만3400원에서 2020년에는 13만4100원으로 올려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건보 보험료율은 월급여의 5.33%에서 올초 5.64%로 인상하는 등 연례행사처럼 인상해온 터라 건보적자를 무작정 가입자 주머니돈으로 메워나가는 것은 무리다. 더구나 건보적자를 국고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도 올해 말로 끝난다.

이리 새고 저리 새는, 또 받을 건 받지 못하면서 줄 때 속아서 더 주는 현재의 건보 운영과 제도를 제대로 손봐야할 것이다. 더 이상 건강보험을 국가재정의 골칫거리로 방치할 수는 없다.

여기엔 하나의 확고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포퓰리즘에 휘둘려 퍼주기 복지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는 결국 후손에 멍에를 지우는 죄악일 따름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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