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여, 그대 병부터 고치시오”
“의사여, 그대 병부터 고치시오”
  • 노영조 논설주간
  • admin@hkn24.com
  • 승인 2011.04.14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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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료계가 각종 추문으로 얼룩지고 있다. 의대교수가 의사시험 문제를 유출하는가하면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의 조사대상에 오르고 제약사에 후원을 강요하는 등 범법행위가 판을 치는 꼴이다. 의료계가 사상 최악의 도덕적 탈선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환자의 치료, 건강보다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리베이트쌍벌제가 시행됐지만 의료계의 리베이트 관행은 여전하다는 세간의 지적이 최근의 경찰조사로 확인되는 중이다. 

경찰조사결과, 15개 제약사로부터 돈을 받고 환자에게 특정의약품을 처방해준 의사가 최소 1000여명에 이른다니, 의료계 최대의 스캔들이라 할만하다.  경찰은 일단 공중 보건의와 대학병원 의사 등 102명을 조사하고 있는데, 조사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의사들이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정도면 환자가 돈으로 보였다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전국의사총연합이라는 의사모임은 여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의료정책연구소를 설립한다는 명목을 내걸고 제약회사들에 후원을 요청하면서 ‘후원의 기회를 드린다’는 황당한 표현까지 동원하는 몰염치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말 의사 식사 대접도 리베이트라며 깨끗한 척 했던 단체이기에 기가 찰 노릇이다. 

리베이트는 결국 약값에 반영되는 만큼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해 연루자들을 모두 뇌물수수죄로 엄하게 처리해 의료계의 뿌리깊은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법원도 마침 리베이트를 넓게 해석하는 추세다. 서울고법은 최근 한 대학병원 과장급 의사가 소속병원에서 쓰는 조영제 제조회사와 자발적 시판 후 조사 형식의 연구용역을 맺고 3000만원을 받은 행위에 대해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인정했다. 사회에서 리베이트를 보는 시각을 반영한 판결로 보인다. 당사자인 의료계가 스스로 자정운동을 펴지 못한 결과 남의 칼에 수술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 셈이다.

의대교수 5명이 지난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앞두고 소속 학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건은 더욱 충격을 준다. 시험문제를 유출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스승과 제자가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불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을 써도 괜찮다는 식이라면 이는 교육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최근 부쩍 늘어난 불법 네크워크 치과는 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진료를 시키는 위험한 행위를 일삼고 있어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진료계획서부터 치료까지 무자격자가 진료를 하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개설신고자인 치과원장을 바꾸는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간다고 한다. 일부 덤핑 치과의 경우 과잉진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는 집행부가 공금을 횡령했다는 주장으로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잿밥에만 맘이 가있어 자리싸움으로 ‘영일’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였던 누가가 기록한 성경대로 “의사여, 네 병이나 고치시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사회는 의사에 대해 높은 윤리적 기준을 기대하는데 반해 의료계 일부에서는 탐욕이 윤리규범 틈새를 파고들고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의료계가 어지러울 때야말로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한 히포크라테스로 돌아가야 한다. 환자는 금전적 이익이 아니라 정직하고 진지하게 진료에 헌신하는 의료인을 기대하고 있다. 의료계의 자성이 요구되는 시절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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