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없으면 병원-약국 문닫나
리베이트 없으면 병원-약국 문닫나
  • 노영조 논설주간
  • 승인 2011.04.05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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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료계의 고질인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수술용 칼을 빼들었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와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됐지만 의약품 거래과정은 여전히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복지부에 신고 접수된 리베이트 건수는 의료기관과 제약회사를 포함 100여건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번에 제보된 내용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고 복지부, 식약청은 물론 공정위, 국세청, 검찰, 경찰을 동원해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공조체제를 갖추고 최장 6개월간 제약회사, 약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니 그동안 체질화된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뿌리뽑힐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우리 사회는 오래 전부터 제약회사, 병원, 약국 간에 리베리트를 주고받는 관행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규제와 수사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관행은 오히려 성행하면서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제약회사 매출액의 1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약회사 매출의 20%선으로 볼 때 의료계의 리베이트 규모는 연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 27%로 OECD의 17%보다 훨씬 높은 것도 리베이트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처럼 엄청난 액수의 리베이트는 단순히 비윤리적 관행, 공정경쟁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제공자와 받는 자의 이해관계 차원의 문제일 수는 없다.  환자의 약품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건보재정을 악화시키고 경쟁질서, 소비자 주권을 해치는 등 공익을 침해하는 대표적 사회악으로 인식해야 한다.

제약산업, 바이오 산업은 선진국들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키 위해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야다. 우리 정부도 국내제약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하에 1조원을 들여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등의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터라 경쟁력을 좀먹는 불법 리베이트를 척결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의약품은 일반상품과는 달라 유통구조가 특이하다.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을 통해 선택하는 간접적 소비자가 되는 구조다. 그래서 제약회사는 의약품에 대한 마케팅을 소비자가 아닌 의료인에게 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여기서 불법 리베이트가 오고가는 여지가 생긴다.

시장선점을 위한 엄청난 랜딩비와 처방사례비 지급, 발전기금 명목의 거액 지원 등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게 오늘의 의료계 풍토다. 그런데도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자정노력을 하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할 정도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바이오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필수산업이다.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워야할 제약산업이 불법리베이트라는 독극물에 중독돼 열매는커녕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시들어서는 결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로지 약효와 품질로 치열한 국내외 경쟁을 치를 수 있도록 투명한 유통질서를 정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약업계가 지금같은 리베이트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신약개발 및 R&D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영전략으로 전환해야 함은 물론이다.

차제에 기술-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을 솎아내 퇴출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또 의약품 유통의 특성을 고려해 공식적인 마케팅 채널을 만드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약품설명회를 비롯해 의료인에 대한 마케팅의 허용범위, 절차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운용해야 한다. 예컨대 학회나 학술적 모임 후원, 진료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물품 제공을 허용하는 등 사회통념상 합법적인 판촉활동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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