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 디지털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나?
‘치과의 디지털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나?
- 윤성욱 원장의 IDS 2011 참관기
  • 윤성욱
  • admin@dttoday.com
  • 승인 2011.04.01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성욱 서울컬럼비아치과 원장
지난 3월22일부터 3월26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제34회 'International Dental Show(IDS)'에 다녀왔다. 독일 치과기자재협회(Association of German Dental Manufacturers)가 2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치과박람회에, 필자는 이번이 처음 참관하는 기회였다.

이 행사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지인들에게서 듣긴 했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SIDEX 전시장이 10개쯤 더 있다고 하면, 대충 감이 올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참가 업체와 관람객이 매회 증가하고 있으며, 3월24일 저녁 뉴스에서는 당일 행사장에 참석한 인원이 20만명이 넘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지상 최대의 치과 박람회로서, 전세계 치과 종사자들이 모이는 축제였다.

독일 치과기자재협회에 가입된 200여 회사의 2009년 총 매출이 37억5000만 유로(약 5조6500억원)였고, 이 중 21억4000만 유로(약 3조3000억원)가 수출액이라 한다. 한편 이 200여 회원사들이 2009년에 고용한 인원은 1만8425명이라 하니, 치과 산업이 독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정부와 대기업들을 비롯해 여러 경제 주체들이 건강 관련 산업의 경제적인 중요성을 인식하여,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의 추산에 의하면, 이번 행사에 우리 나라에서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 중 대부분은 치과 재료 수입상이며 나머지는 치과의사, 치기공사, 치위생사, 기자, 그리고 기타 인원 등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기타 인원’으로 분류된 상당수가 IT 업계 종사자라고 하니, 우리 나라에서도 치과 관련 신기술, 특히 CAD/CAM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IDS의 가장 큰 이슈는 “치과의 디지털화”라는 데에 아무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전에 대부분 참가자들이 CAD/CAM 관련 상품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행사장 문이 열리고 보니, CAD/CAM의 열기는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뜨거웠다. 아니, 좀더 심하게 표현하자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CAD/CAM 제품을 선보인 임플란트 업체들.

노벨, 스트라우만, 짐머, 3i 등 최대 임플란트 업체들의 부스에 임플란트는 보이지 않고, 모두 구강 스캐너를 비롯한 CAD/CAM 상품과 'computer-guided surgery'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고령화에 따라 임플란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임플란트 업체 수에 의해 각자의 시장 점유율과 이익이 줄어들었을 뿐이다. 이번 IDS에서는 ‘보다 가늘고 짧은’ 임플란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이는 환자나 치과의사들이 어렵고 아픈 골이식을 기피하려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 본다.

결론적으로 ‘치과의 디지털화’와 ‘작은 임플란트’가 이번 IDS의 큰 물줄기였다고 본다. 이는 '쉽고 단순하게'라는 시대적 요구가 치과계에도 예외없이 적용된 것이다. 결국 첨단 기술과 의술은 이런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치과의 디지털화'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한국 치과계에 다가올 것인가?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치과의사나 치기공사들이 업자들의 ‘일단 팔고 보자’는 장삿속에 희생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IDS에 나온 수많은 CAD/CAM 관련 제품 대부분은 스캐너, 또는 밀링기계의 단품 출시였으며, 필자가 보기에 상당수가 실제 효용성이 의심되는 것들이었다. 이런 검증되지 않은 상품들이 그동안 업자들에 의해 국내에 팔린 다음, 치과나 치기공소 한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았던가. 필자가 느끼기에 지금 치과계의 CAD/CAM 열기는 마치 100여년 전 전화기의 발명이나 21세기 직전의 인터넷 열기와 흡사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거품이 꺼진 후에는 진정으로 치과계와 치과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만이 살아남아 모두 함께 승자의 축배를 들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A사의 스캐너, B사의 CAD 프로그램, C사의 밀링머신 등 단품을 각각 따로 조합한 CAD/CAM 시스템은 치과의사와 치기공사가 운용하기에 곤란한 점이 많으며, 또한 비용 증가와 더불어 최종 보철물의 품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많다. 즉, 스캔부터 최종 보철물까지 일관된 프로세스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시켜 통합 서비스, 소위 'total solution'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정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

부연하자면, CAD/CAM이든 임플란트든 치과의사나 치기공사는 그것을 잘 이용하여 진료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인간의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작금의 CAD/CAM 열기에 휩쓸려 섣부른 선택을 하거나, 또는 일부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치과계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전통적인 주조보철을 대체할 만큼 정밀하고, 또한 '쉽고 단순하게, 그리고 저렴하게'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시스템이 분명히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며, 그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믿는다. [윤성욱 서울컬럼비아치과 원장]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