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9시경 '보건소 통합 정보 시스템'의 보건소 사용자 접속인증을 관리하는 SSO(Single Sign On, 통합인증시스템) 기능에 문제가 발생, 무려 6시간가량 업무를 보지 못해 민원인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보건소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내원 환자의 과거 진료ㆍ처방 기록 확인이 불가능해짐은 물론이고 응급한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혼란이 일어난다.
이날 대부분이 노인들인 보건소 방문 환자들은 점심도 굶고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보건소 직원들은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부에서는 내소한 환자들의 항의에 제대로 답변도 하지 못하고 전산망 고장만 탓했다고 한다.
보건소 직원들에 따르면 이같은 전산망 고장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이번 경우 좀 길었지만 1~2시간 장애가 일어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통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곳은 전체 보건소와 보건지소 1583곳 중 1147곳이다. 이 중 보건소는 253곳 중 180곳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일선 보건소 등에서는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보강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고 한다. 일시적으로 접속이 몰리면 장애가 자주 일어나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해 왔다는 것이다.
이날 장애가 발생하자 수기를 사용해 민첩하게 대처하는 보건소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만약 재난이 발생하면 적절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대처매뉴얼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수시로 점검하고 훈련하는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이런 추정은 국내병원들의 재난의료대책을 상기해 보면 알 수 있다. 병원들이 재난대책 매뉴얼은 가지고 있으나 이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병원 중 재난 발생 시 식수, 식량 등과 비상의료물품 및 통신장비를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 곳은 다섯군데 중 한군데에 불과하다고 한다.
재난대비책은 반복적 훈련과 사전 업무파악이 제대로 이뤄져야 효율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재난에 대한 몰상식한 태도는 파괴와 공포의 수단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스템을 다시 한 번 풀어헤쳐 원인 분석을 꼼꼼히 하고 상황별 재발방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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