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알아도 약사?
이것만 알아도 약사?
  • 김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1.10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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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두 얼굴을 가진 존재다. 잘 쓰면 약이 되지만, 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 원리에 따라 의약품이 20∼30년 전에 비해 값싸게 공급되다보니 의약분업 시행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약의 폐해와 함께 안전하고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복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소염 진통제

두통, 생리통, 관절염 등의 증상 때문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달고 사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 NSAIDs는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5일 이상 연이어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장애가 나타나는 것은 NSAIDs가 통증, 고열,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지 않게 하지만 그 반대 급부로 위점막 보호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어력을 떨어 뜨려 위∙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열진통제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도 위장장애가 거의 없는 대신 간독성이 우려 되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비교적 적은 용량으로도 간에 독성을 끼치므로 주의 해야한다. 따라서 술 먹는 다음날에 생기는 고열이나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이 성분의 약을 복용하는 것은 간에 이중으로 해를 가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장기간 또는 과량 복용할 경우 신장 독성, 용혈성 빈혈등 혈구이상, 두드러기, 홍반 등이 나타 날 수 있다.

폰탈(성분명 메페나민산)은 진통작용이 강한 반면 소염효과는 상대적으로 미약한 약이다. 생리통에 효과가 좋아 많이 쓰이고 비교적 나이 많은 의사들이 처방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면역 시스템을 억제할 수 있고 불면, 설사를 자주 유발하는 편이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반기를 들며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게 게보린에 들어있는 ‘이소프로필린안티피린’ 성분이다. 두통 등에 대한 진통효과와 해열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어지러움, 메스꺼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더러 발열을 촉진 한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식품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달리 주위에 물 분자를 달지 않고 있는 것을 무수카페인이라고 한다. 순수하게 화학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강도가 세며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산을 도와 진통효과를 빠르게 한다. 그러나 무수카페인을 복용하면 위산분비가 촉진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복용해선 안된다.

격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암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옥시콘틴(성분명염산옥시코돈수화물)은 마약성 진통 해열제다. 미국에선 이 약을 마약대용품으로 남용하는 사례가 많고 국내서도 극소수의 연예인들이 이를 남용해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 졸음, 목마름, 안압상승등을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

감기약, 항알레르기제제, 천식약 등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항히스타민제다. 염증을 유발하며, 점액을 분비해 코 속을 막히게 하고, 기관지를 좁히며, 모세혈관을 붓게 만드는 체내 히스타민을 억제함으로써 감기나 알레르기성 질환 등을 완화시킨다. 약효가 신속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많이 쓰이지만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다.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으로 졸림, 목마름, 안압상승 등을 일으킨다. 우선 졸립거나 시야를 몽롱하게 만들기 때문에 운전이나 기계조작 등 정신을 집중시켜 세밀하고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해 복용해야 한다. 술을 마신 후 복용한다면 더욱 위험해지는 건 당연지사. 소아나 민감한 사람에게는 도리어 불면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이 약은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고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다만 2세대 후반 또는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이 같은 부작용이 줄었거나 거의 없어 잘 선택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가래를 달라붙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는 기관지 섬모운동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래와 기침이 고질화된 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콧물이나 재채기를 동반한 감기에는 상대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반동작용 있는 비강충혈제거제

비강충혈제거제는 자율신경계 알파-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류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부어있는 혈관을 행주 짜듯이 압박한다. 이로써 콧물이 마르고 막힌 코를 뻥뚫리게 한다. 하지만 3~7일 이상 계속 쓰면 반동작용이 있어 비충혈이 오히려 악화 될 수 있다.

코감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콧물이 진해지고 코가 완전히 막힐 수 있다.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났음을 의미하므로 이땐 항히스타민제나 비강충혈제거제 사용을 중지하고,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생리식염수를 코에 넣는 등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 무의미한 소화제 복용 자제해야

흔히 소화제라 불리는 약에는 매우 다양한 작용을 하는 여러 계열의 약이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약국에서 주로 구입하는 게알약 형태의 소화효소제이거나 한방생약성분의 물약 또는 가루약 형태의 소화촉진제(방향건위제)다. 더 강하고 근본적으로 소화를 촉진 하는 건 소화관운동촉진제다.

소화효소제는 소나 돼지 등 동물의 췌장에서 추출하거나 식물이나 효모균에서 얻는다. 동물성 소화효소제는 광우병 탓에 소 대신 주로 돼지를 활용하는데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저개발국에서 수입된다. 일반적으로 동물 췌장에서 추출한 소화효소제를 많이 먹으면 의존성이 생겨 체내 소화액의 자발적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남용은 삼가는게 좋다.

그러나 몸에서 원래 나오는 소화효소 이외에 약으로 공급되는 소화효소제는 인체가 이를 일종의 단백질이나 음식물로 여기기 때문에 저절로 분해돼 소멸된다는 설이 있다. 사람에게 해롭든 무익하든 소화가 안 된다싶으면 소화제를 찾는 습관은 무의미하다.

생약성소화촉진제는 위장관운동을 촉진하고 배에 가스를 제거하고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약성이 순한 만큼 효과가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미식거림을 가라 앉히는 반하등은 산모에게 좋지 않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에 쓰이는 메토클로프라마이드나 돔페리돈은 아세틸콜린 분비를 늘려 위장관운동을 촉진시키는 약이다. 메토클로프라마이드는 장기간 복용하면 파킨슨병처럼 손발을 떨게 되는 추체외로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중추신경계 도파민(D1) 수용체를 차단, 프로락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유즙분비, 남성의 여성형유방, 성욕감퇴, 졸음, 불안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술 깨는 약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음주직전이나 직후에 복용하면 오히려 환상, 환각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올 수 있으므로 술이 어느 정도 깬 후에 먹는게 바람직하다. 돔페리돈은 메토클로프라마이드보다는 덜 하지만 유즙분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 변비약 남용은 장운동 무기력화 지름길

변비로 대변이 원활하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것을 하제(下劑)라한다. 식물성 섬유소인 차전자피는 자기 부피의 30~40배에 달하는 수분을 머금어 변의 부피를 늘리고 배변을 유도한다. 마그네슘염 하제는 대장에서 고농도로 잔류하기 때문에 삼투압차에 의해 대장 내 수분을 늘리고 변을 무르게 한다.

그러나 이들 하제 외에 시중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비사코딜, 센나, 알로에, 카스카라사그라다, 프랑글라 등 자극성 하제를 함유하는 대부분의 변비약은 장기간 상습적으로 또는 과량 사용할 경우 점차 약효가 떨어져 용량을 늘려야 한다. 효과를 보려고 복용량이 늘어나면 복통이 나타나고 장관벽의 신경세포가 파괴∙변질되며장점막의 주름이 펴지면서 장운동이 무기력해 진다.

특히 비사코딜과센나 등은 장기간 사용하면 의존성이 생긴다. 이에 따라 칼륨소실 등 전해질 불균형, 지방변, 설사, 골연화증, 비타민 및 무기질 결핍 등이 일어나고 심하면 우울증, 성격변화, 신경성 식욕부진까지 나타나는 ‘하제남용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 식욕억제제로 살빼면 불안, 불면, 심장두근거림 유발

마진돌, 디에틸프로피온,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의 비만치료제는 교감신경계 물질의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약이다.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를 내어 체중감량 효과를 내지만 수개월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복용 초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갈증, 변비, 설사, 불안감, 불면증, 심계항진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4주 이내에 한해 복용한 뒤 체중이 1.8㎏이상 감소 됐거나 환자가 만족하고 의사가 승인할 경우에 한해 추가로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내성과 의존성이 나타날 경우 치명적인 폐동맥성 고혈압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3개월 이상 복용은 금해야 한다. 체질량지수가(BMI)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에고혈압,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아무리 운동 요법이나 식사요법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사람에 한해 이 같은 약물을 복용 하는게 바람직하다.

살빼기 위해 이뇨제를 상습 복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뇨제는 수분을 배출해 부종과 고혈압을 가라앉히는 게 주된 용도다. 하지만 이뇨제는 몸속 칼륨을 배출시켜 쇠약감, 근무력증을 초래하고 혈당, 혈중 지질, 요산 농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당뇨병, 고지혈증, 통풍질환자는 삼가야한다.

◆ 항생제 오남용, 슈퍼박테리아 키운다

지난해 9월 일반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일명 슈퍼박테리아)이 인도, 파키스탄, 일본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 될 소지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한 바 있다. 항생제의 오남용은 이 같은 다제내성균을 부르는 주범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종합병원에서 수술 후 감염을 막기 위해 3차 항생제를 남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은 효과가 별로 없는 저가 항생제를 일부 처방하거나, 항생제로 키운 축산물∙수산물을 즐겨 먹거나, 항균비누 같은 제품이 범람하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교과서적으로 세균검사를 해보고 최적의 항생제를 처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자나 허약체질인 사람의 합병증 예방을 위해 항생제 처방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항생제 내성을 줄이려면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적정량 이상의 육류 및 생선섭취를 삼가고, 항균성 제품의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항생제는 보통 2주단위로 처방되는데 증상이 호전됐다고 약을 끊으면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다 복용하는게 원칙이다.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호전 후에도 하루 이틀 더 복용하는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픈 게 두려워 무작정 항생제를 선호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잔병치레를 해야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항생제보다 손씻기나 가글링을 습관화 하는게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보다 바람직한 길이다.

◆ 경제 양극화와 고령화로 늘어나는 수면제 남용

경제사정은 힘든데 고민을 털어놓을 길도 없고 잠을 이루지 못하다 수면제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특히 하루에 구입할 수 있는 수면제 처방량이 제한되면서 여러 의원을 전전하며 수면제 처방을 모으는 노인이 많다고 한다. 수면제는 의존성이 있다.

물론 최신 단시간형 수면제는 복용 후 30분 이내에 잠들게 하고 8시간의 숙면을 유도하는 등 효과는 개선됐고 부작용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수면제 자체가 약물의존성을 유발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수면제 없인 잠을 못 잔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수면제를 찾게 만들기 때문에 의존성에서 완전히 벗어 날 수는 없다.

의사가 처방하지 않고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 계열 수면유도제는 독실아민 또는 디펜하이드라민등이 주성분이다. 독실아민성분은 한정에 100원 수준이지만 반감기가 10시간이나 돼 약효가 오래 잔류한다. 장기간 복용하면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에 빠지게 되므로 정석에 따른 치료가 요구된다.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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