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새 CEO ‘기대와 우려’
제약업계 새 CEO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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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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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업계에 CEO 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한미약품은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선민 사장(62세)의 후임(총괄 대표이사)에 이관순(50세) R&D본부 사장(전 중앙연구소장)을 선임했다. LG생명과학 역시, 실적악화의 책임을 물어 김인철 사장(59세) 후임에 정일재(51) LG유플러스 PM사업본부장을 발령했다.

LG와 한미는 연구개발 부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업들이다. 매출액 대비 15%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결코 가볍지 않은 투자비율이다. 덕분에 미 FDA 승인 신약(팩티브)이나 혁신적인 개량신약(아모디핀, 아모잘탄)을 개발해 국위를 선양하고 보험재정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제약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기업들에 거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미-FTA나 한·EU-FTA 등이 대외적 변화 요인이라면,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 리베이트 쌍벌죄, 시장형실거래가제 등은 대내적 변화 요인이다.

내로라하는 연구개발 중심기업들이 새해를 앞두고 최고 경영자를 교체한 배경에는 단순히 ‘성과주의’에 집착한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꾀하려는 포석인 것이다.

특히 두 기업의 새 CEO는 이제 막 50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젊은 피 수혈’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조직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원천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는 만사이다. 그러나 모든 인사가 만사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태평양그룹이 단행한 태평양제약의 대표이사 교체는 인물난 끝에 내린 ‘극약처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우영 사장(58세) 후임으로 선임된 안원준 전무(53)는 종근당 출신으로 태평양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2002년부터 마케팅 분야를 이끌어왔다.

우리나라 최고의 간판 ‘서울약대’를 졸업한 그가 사내에서 어떤 업적을 세웠는지 모르지만,  의약품 개발부문에서 대외적으로 드러내놓고 자랑할만한 업적이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는 같은 서울약대 출신인 이우영 전 사장도 마찬가지다.  이우영 전 사장은 지난 10년간 신약개발은커녕, 변변한 전문의약품 하나 제대로 개발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보수적 경영체제를 고집해왔다.  타 제약사들이 의약분업 이후 약대출신 연구원들을 전면에 배치해 처방약 개발에 집중할 때 태평양제약은 파스 품목(케토톱)에 집착, 급여제한과 부작용 파문 등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는 재직 당시 언론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등 폐쇄적 경영에 집착했다.  그에게 몇 안되는 ‘얼굴없는 CEO’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태평양제약의 이같은 기업문화는 지금도 큰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안원준씨를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전무’라는 꼬리표를 그대로 둔 채….  이를 두고 벌써부터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이우영 대표 체제를 10년 가까이 유지해온 태평양그룹(회장 서경배) 역시, 뾰족한 대안이 없었음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태평양그룹의 이번 제약분야 CEO 인사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극약처방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LG, 삼성, 한화 등 제약사업에 뛰어든 다른 그룹들이 신약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요즘, 태평양그룹 서경배 회장(대한화장품협회 회장)은 무슨 비전으로 제약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태평양그룹은 화장품사업을 해온 덕분에 연구개발 여건이 여느 기업에 비해 성숙해 있었다.  그럼에도 제약분야 R&D 투자비율은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지금도 16년전에 개발한 케토톱이나 만지작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태평양그룹은 CEO 교체에 만족할 게 아니라, 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성장동력임은 잘 알려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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