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전문약 방송광고 허용 묵과 못해”
의료계 “전문약 방송광고 허용 묵과 못해”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0.12.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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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문의약품의 방송광고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예상대로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 허용은 사실상 의사들로부터 의약품 선택권(처방권)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는데다가,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을 시장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21일 오후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즉각 철회 촉구>라는 성명을 내고 방통위의 전문약 방송광고 허용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의약품에 대한 그릇된 판단과 오·남용 조장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을 단지 시장논리와 규제 완화라는 잣대를 들이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 의협 “방통위 편협한 사고방식에 경악”

성명은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의사의 면밀한 진단이나 처방 없이는 안전성·유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방통위의 편협한 사고방식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의협은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때는 동일한 질환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각기 질환별 중증도와 환자의 병력, 체질, 특이사항, 병용·연령금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를 할 경우 전문의약품 처방과 관련하여 의사와 환자 간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고 치료약에 대한 1차 적응증 이외의 사항이 확대 광고될 경우 그 정보가 소비자에게 잘못 전달되거나 곡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또 “전문약 대중광고를 허용하면,  제약회사들이 광고 마케팅 비용을 약가에 반영하여 그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대중광고는 자본력이 있는 대형 제약사나 다국적 회사의 전문의약품이 차지할 것이므로,  국민들이 인지도 높은 대형 제약사 전문의약품만 처방해줄 것을 요구할 경우 의사의 처방권 제한은 물론 기하급수적인 약제비 증가 및 건강보험 재정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결과”라고 우려했다.

◆ “전문약 대중광고 허용, 정상적 정부라면 있을 수 없는 일”

앞서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도 지난 17일 <방통위 전문의약품 광고허용 추진에 대한 긴급논평>을 통해 “방통위의 계획은 종편 방송광고를 늘리기 위해 국민건강과 건강보험을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은 의약품의 오남용을 조장하여 국민건강을 망가뜨리고 건강보험재정에 직접적 부담을 주는 계획”이라며 이의 철회를 촉구했다. 

단체연합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문약의 대중매체 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의약품의 오용과 불필요한 사용을 부추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전문의약품 광고를 허용한다는 것은 방송광고시장을 늘이기 위해 국민건강을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단체연합은 또 “미국의 경우 리피토라는 고지혈증 치료제 하나의 연간 광고비용이 코카콜라 광고비용보다 많았다”며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GDP의 16%에 달하는 의료비를 쓰면서도 전국민의 15%가 건강보험이 없는 최악의 의료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전문의약품 광고 전면허용에도 그 하나의 원인이 있다”고 꼬집었다.

논평은 그러면서 “국민건강은 일부 종편방송 광고 몰아주기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 전문의약품 광고 문제가 국민들의 건강문제로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방송시장 키우기 차원에서 방통위에서 논의된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정부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특정 언론사의 종합편성 방송을 위한 방송광고 늘리기를 위해 전문의약품 광고허용 정책이 추진된다는 것은 특정 언론사와 기업들을 위해 국민건강과 건강보험을 제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헬스코리아뉴스-

 

<관련 기사>

전문의약품 방송광고 허용 추진에 대한 의사협회 입장

◆ 방통위 전문의약품 광고허용 추진에 대한 긴급논평

방통위, 전문약 방송광고 허용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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