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신뢰 스스로 깨뜨린 국립대병원
환자 신뢰 스스로 깨뜨린 국립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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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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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던 서울대병원 등 전국 국립대병원 역시 선택진료비(특진비)로 환자들을 울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크다. 이들 병원은 최근 3년간 4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배를 톡톡히 불렸다.

김춘진(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병원의 2008~2010년 전체 진료비 수입(5조9298억원) 중 선택진료비는 7.3%인 4328억원에 달했는데 병원의 ‘꼼수’를 자세히 살펴보면 영악한 장사치 뺨친다.

이들은 외래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병원의 횡포에 약할 수밖에 없는 입원환자들에게 특진을 강요하고(선택진료비 중 입원은 8.3%, 외래는 5.8%), 지정진료라 불렸던 2000년 이전 특진에 해당하는 선택진료를 받으면 최대 2배까지 추가로 울궈냈다.

또 응급의료센터를 활용한 편법 진료수익 챙기기도 늘어가고 있다.  일부 병원은 응급환자가 아닌데도 응급의료센터를 경유하는 편법으로 응급수술이 아닌 정규수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병원들이 공익에는 인색하여 지난 3년간 공공의료지출은 고작 173억원에 불과했다.

선택진료는 환자나 보호자가 특정의사를 선택,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즉 일정요건을 갖춘 의사의 진료를 받을 때 추가비용을 환자측이 전액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환자에게 부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다시 말해 유명 의사들에게 환자들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되자 환자의 의사 선택에 대한 대가지불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다.  서울 등 대도시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사뭇 다르다. 병원은 멋대로 의사를 지정한 후 환자들에게 선택진료를 강요해 왔다. 환자나 보호자가 진료와 의사를 직접 선택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선택진료를 신청하지 않으면 수련의에게 맡기는 등 천대받아 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병원이 환자들에게서 받는 선택진료비 역시 선택진료 의사에게 인센티브 제공 차원에서 연구비나 국내외 연수비등으로 지급돼 의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근거가 없다. 

정부에서 흉부학과 육성을 위해 지급한 지원금(수가)마저 병원에서 챙긴 사례를 보면 유추가능하다.

환자들은 언제까지 병원의 이런 고압적 양심불량 횡포에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선택진료 폐지시에 발생할 유명 의사에 대한 환자쏠림 현상이나 대형병원의 광대화 등으로 인한 병원간의 양극화 현상 등 부작용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므로 선택진료제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존속하더라도 제도 시행상의 제반 문제점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의료기관의 양식에 달렸다.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법을 가지고 시행하려 하더라도 현장에서 온갖 편법을 동원하면 무력화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향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필수진료과목에 대해서는 매 진료일마다 반드시 1명 이상의 비선택진료의사(일반의사)를 두어야 한다는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있다.

또 대학병원 조교수는 전문의 취득 후 7년이 지나야 환자로부터 선택진료 요청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문의 자격만 취득하면 기간 제한 없이 선택진료 의사가 될 수 있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던 점을 고친 것이다.

의료기관들은 법을 제대로 지켜서 더이상 환자들의 불신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돈벌이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 보기 바란다.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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