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오는 2020년까지 건강증진(헬스케어) 관련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소식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이미 제약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 1997년 삼성정밀화학이 대도제약을 인수하면서 제약업에 진출했으나 2년만에 손을 뗐으며 삼성물산도 케어캠프라는 자회사를 통해 의약품 도매업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 과거 10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바이오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 등 건강증진 관련 사업에 각각 3조3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총 3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 신사업에 대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수앱지스 등과 함께 특허가 만료되는 9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대량공급 체계를 구축해 수조원대의 세계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확인했다.
사실 그동안 삼성은 새로운 먹을거리에 골몰했다. 그룹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신수종 사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향후 5년 내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 미래 가치를 보고 이 분야를 그룹의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미래는 밝다. 삼성의 경우 생명공학(BT), 정보통신(IT) 및 의료공학(MT)의 접목으로 새로운 융합시장 창출을 통해 주도권 확보가 용이하다. 더군다나 세계 최고 수준의 IT 분야와 기존 삼성병원 체인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위험관리가 가능하고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삼성은 크게 기초사업과 미래사업으로 나누고 있다. 바이오신약, 바이오시밀러, 분자진단등은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삼성병원이 주도하고 맞춤형 헬스케어 사업과 U헬스, 차세대 가전과 같은 융합사업은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이 가세한다고 하니 그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삼성의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의·제약 사업 전체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뿐 아니라 새로운 도약대가 될 수 있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대기업들의 제약사업 진출 사례를 들어 삼성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겠나, 의문을 품는다.
LG, SK, CJ, 한화, 태평양, 코로롱 등 재벌기업들이 제약업에 진출한 바 있으나 업계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데 실패하거나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탓이다.
높은 개발비와 장기 연구기간, 인프라와 노하우, 영업네트워트가 장벽이었다. 특히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R&D 비용은 만만치 않으며 실패할 가능성도 많다. 또 제약업계만의 독특한 유통구조는 파고들기 힘든 요인이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약 선택권이 의사나 약사에게 있고 대중매체에 광고가 제한돼 있으며 영업망을 통해 개인적으로 다져진 의사, 약사 네트워크는 후발주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이 이런 장벽을 깨고 시장에 소프트랜딩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기존 유망벤처를 인수하고 기존 연구인력을 스카우트하는등의 문제점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으며 업계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왕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만큼 국내 제약사들과 아웅다웅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들을 따라 잡는 쾌거를 이루기 바란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