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라이프의 고발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10여개 여성 단체는 "여성에게 원치 않는 임신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낙태의 배경에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삶과 경험이 존재한다며 여성의 인권을 앞세웠다.
사실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얼마 전 본지 사설에서 지적한바 있듯이 매우 민감한 문제다. 강간 등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이 무작정 아기를 낳는다는 것도 무책임한 태도며 입양아 문제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낙태를 허용하는 것도 윤리적 문제 뿐 아니라 인구감소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어렵다.
불법 낙태는 피임을 하지 않고 방심하는 경우나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 일부 병·의원의 방조내지는 부추김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무조건 낙태를 금지시킨다면 무면허 불법 낙태가 기승을 부릴 것이며 그로 인해 산모의 건강을 오히려 해치는 경우도 생긴다. 저개발 일부 국가에서는 사망사례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태 문제는 ‘칼로 무 자르듯’ 누구도 함부로 단언하기 힘든 문제다. 어느 지점에서 균형점을 잡던 다른 한쪽 혹은 양쪽 모두로 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존엄사 문제처럼 명쾌한 답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일부에서는 산부인과에 대한 위기의식이 이번 일을 촉발시켰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 이 점을 의식한 듯 프로라이프는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본분 때문에 나선 것이지 좌·우 이념이나 특정 종교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우리 모두 양측의 진정성을 믿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자. 답이 없는 문제를 놓고 서로 삿대질을 할 것이 아니라 차분히 대화를 통해 의견을 접근해 나간다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것이다.
서로 격화된 감정을 가라앉혀 고소를 취하하고 양측이 만나 올바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 관련부처도 뒷짐을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대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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