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인자 수치 높여서 심장 보호? ... 기존 이론 뒤집는 치료법 나왔다
발암 인자 수치 높여서 심장 보호? ... 기존 이론 뒤집는 치료법 나왔다
PI3K 효소 억제하는 요법, 혈액암 치료제로 활용되는 중

PI3K 수치 증가시켜 심장 보호 가능 ... 전임상서 예비 효능 확인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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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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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오늘 날의 의학 분야는 오랜 기간 동안 업적을 쌓아왔던 혁신적인 이론에 의해 정립되었다. 그 이론들은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여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에 기여했다. 하지만, 암을 유발하는 특정한 바이오마커의 수치를 의도적으로 증가시켜 심장 마비, 뇌졸중을 방지한다는 신선한 가설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PI3K(포스포이노시티드3 키나아제)의 수치를 조절하여 인체 작용기전의 변화를 탐구하는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PI3K는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로, 과잉 활성화될 경우 세포 변형 및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PI3K는 항암 치료의 유망한 바이오마커로 자리매김해는데, PI3K 억제제는 이러한 PI3K 효소의 신호 전달 경로를 방해하여 증식을 억제하고 암 세포를 사멸시키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현재 PI3K 억제제는 혈액암 치료시 2차 또는 3차 라인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자이델릭’(Zydelig, 성분명: idelalisib·이델라리십) ▲스위스 노바티스(Novarits)의 ‘피크레이’(Piqray, 성분명: 알펠리십·alpelisib)가 있다. 이중 노바티스의 ‘피크레이’만 우리나라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접근법을 180도 뒤집어 PI3K 효소의 수치를 의도적으로 늘리는 것을 연구의 목표로 잡았다. 이는 PI3K 효소에 대한 억제 기능이 오히려 인체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이전에 실시된 여러 연구에서 제시된 단초를 기반으로 PI3K 활성의 효능을 분석하는 것이다.

대내외적 충격으로 혈관이 막히면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문제는 혈액 흐름이 복구될 때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조직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이라 한다.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은 신체의 회복을 늦추고 영구적인 손상을 남긴다. 가령, 뇌졸중 혹은 심장마비 이후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이 발생하면 의식저하, 불규칙적 운동 기능이 초래될 수 있으며 뇌사 상태까지 빠질 수 있다.

연구팀의 목적은 PI3K 효소가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PI3K 신호 경로에 관여하는 저분자를 선별하고 재조합 과정을 거쳐 일명  ‘1938’이라는 PI3K 효소의 활성을 강력하게 유도하는 실험용 약물을 생성했다. 생쥐의 배아 결합 조직 세포에서 ‘1938’를 주입한 결과, 세포에서 PI3K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후 연구팀은 ‘1938’의 심장 보호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다음 단계를 이행했다. 생쥐의 심장을 대상으로 ‘1938’의 유효성을 평가한 전임상 연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1938’를 투여한 생쥐의 심장은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 발생 15분 이후 대조군에 비해 세포 사멸 수치가 괄목할만 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모델에서 관찰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심근경색 이후 응급 관상동맥 혈관 재개통술을 받은 환자에게 PI3K 활성제제를 투약할 경우 허혈성 심장 질환을 방지하고 심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PI3K 활성의 신경 세포 재생 능력을 실험하기 위한 또 다른 전임상 연구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좌뇌 신경이 손상된 생쥐에게 PI3K 고용량 활성 제제를 투약했는데, 그 결과 72시간 이후 생쥐에서 신경돌기가 2배로 늘어났으며, 조직 내 신경 재생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PI3K 활성 제제 요법에는 남겨진 질문이 있다. 바로 “PI3K 효소의 활성이 증가함에 따라, 혈액암과 같은 암 발생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가”이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일시적인 PI3K 효소의 활성이 암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실제로, PI3K 효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에게서 PI3K로 인한 산발적인 암 발생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얻어진 PI3K 활성 제제를 뇌 혹은 중추 신경계의 신경을 재생시킬 수 있는 치료법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뇌와 중추 신경계의 신경이 한번 손상될 경우,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PI3K 활성 제제가 이를 입증할 경우, 새로운 치료 지평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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