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항암요법 안쓰는 골수이식 언제쯤 가능할까?
고용량 항암요법 안쓰는 골수이식 언제쯤 가능할까?
‘전처치’ 요법, 이식 전 고용량 항암제로 골수 제거 ... 부작용 있어

항 CD117 항체 통해 전처지 요법 없이 조혈모세포 제거 가능

가장 앞선 마젠타, 환자 사망 사건으로 ‘MGTA-117’ 임상 중단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02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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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암세포 현미경 사진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암세포 현미경 사진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고용량 항암제 없이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약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진행 중인 임상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 요법은 질병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조혈모세포는 자가 복제 및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를 만들어 내는 세포다. 주로 골수에 많이 존재하며 말초 혈액과 제대혈에도 분포해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강력한 항암화학요법 혹은 방사선 요법을 통해 혈액암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모두 제거한 다음,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새로 이식해 줌으로써 질병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골수 이식으로 불렸다.

이 치료법은 혈액암 뿐만 아니라 재생 불량성 빈혈, 선천성 면역 결핍증 같은 비악성 혈액 질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식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전처치’(Conditioning) 요법을 시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전처치란 이식 전에 강력한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조사로 백혈병 암 세포를 비롯해 정상 세포도 사멸시키는 요법이다.

전처치 요법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탈모, 구역, 구토, 설사, 구강 내 점막염, 궤양, 식욕 저하 등이 있다. 중증 부작용으로는 감염, 장기 손상, 발달 문제, 불임이 있으며, 치료 과정에서 DNA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새로운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제약 업체들은 정상 세포가 아닌 조혈모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항체 약물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CD117 단백질 억제하여 조혈모세포 제거 가능

고용량 항암제 없이 조혈모세포 제거를 위한 주요 표적 항원으로는 CD117 단백질이 거론된다. CD117은 조혈모세포의 세포 표면 수용체로, 줄기세포인자(SCF)와 상호 작용하여 조혈모세포 및 조혈 전구 세포의 생존, 증식 및 분화에 중요한 신호를 전달한다.

CD117의 작용 기전에 착안하여 업체들은 항 CD117 항체 약물 개발에 착수했다.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 길리어드(Gliead) ▲미국 재스퍼 테라퓨틱스(Jasper Therapeutics) ▲미국 마젠타 텔퓨틱스(Magenta Therapeutics) 등이다. 이들 기업이 개발하는 약물은 모두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중 마젠타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및 골수이형성 증후군(MDS)에서 자사의 항 CD117 항체 약물 ‘MGTA-117’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을 실시하며 상용화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근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좌초 위기에 놓였다.

 

마젠타, ‘MGTA-117’ 임상 1/2상 일시 중단

‘MGTA-117’은 독일 하이델버그 파마(Heidelberg Pharma)가 처음 발견한 약물이다. 이 약물은 아마니틴(Amanitin)이라고 불리는 치명적인 버섯에서 유래한 독소를 통해 조혈모세포와 조혈 전구 세포에서 발현되는 CD117과 결합하고 조혈모세포를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마젠타는 지난 2018년 3월, 최대 3억 3400만 달러(1일 환율 기준 약 4106억 5300만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MGTA-117’의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재발성 또는 불응성 AML 및 MDS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MGTA-117’의 용량 증량, 약동학,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1/2상 시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하지만, 시험 도중 ‘MGTA-117’ 0.08mg/kg을 투여 받은 환자가 5등급의 이상반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안전성을 근거로 ‘MGTA-117’의 임상 1/2상 시험을 일시 중단하고 해당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마젠타 측은 임상의 일시 중단과 관련, 구체적인 데이터는 발표하지 않았다. 

‘MGTA-117’의 위험성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마젠타는 지난해 12월, ‘MGTA-117’ 0.13mg/kg 용량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간 효소 수치 증가 및 호흡 부전 등의 이상반응이 관찰되자 MGTA-117’ 0.13mg/kg 용량 연구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날 회사 측은 “사망과 관련한 확인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MGTA-117’ 개발을 위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용량을 감량했음에도 사망 사건이 발생한 만큼, ‘MGTA-117’의 앞날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MGTA-117’ 용량을 감량했음에도 환자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MGTA-117’의 개발이 영구 중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마젠타가 사태를 수습하고 임상 재개를 추진하더라도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6일 나스닥에서 마젠타 측의 주가는 전일 종가(0.5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한 0.44 달러로 개장했다. 앞서 이 회사는 ‘MGTA-117’ 0.13mg/kg에 대한 임상 중단을 밝힌 지난해 12월, 1달러에서 0.4 달러로 폭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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