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왜 이중특이성 항체에 열광 하나
제약업계는 왜 이중특이성 항체에 열광 하나
기적의 항암제 CAR-T 치료제 단점 모두 뛰어넘는 장점 갖춰

FDA 승인 받은 약물 모두 6개 ... ‘룬수미오’, 가장 최근 승인 받아

2028년 시장규모 25조 이상 ... 英 GSK, 약물 개발 팔 걷어 붙여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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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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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인 앱클론 연구원들이 고형암과 혈액암 등 난치질환 극복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2022-04-08]
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인 앱클론의 한 연구원들이 고형암과 혈액암 등 난치질환 극복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중특이성 항체 약물 개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 가지 항원만 표적하면 여타의 치료제에 비해 두 가지 항원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른바 ‘멀티 타깃’ 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대폭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T) 세포 치료제의 한계점을 모두 뛰어넘는 장점으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이중특이성 항체는 2개의 다른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거나, 동일한 항원에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결정부위에 동시에 결합할수 있는 약물이다. 두 가지 단클론항체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주로 항암면역요법 및 자가면역 질환 분야에서 폭넓은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이중특이성 항체가 업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카티) 치료제 대비 많은 면에서 더 우수한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CAR-T 치료제는 1회 투약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조 과정 특성상 환자에게 직접 투약하기까지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제조 과정은 보통 1~2주가 소요되고 수정된 세포 치료제를 환자에게 다시 운반하기까지 또 다시 1~2주가 소요되어 투약하기까지 약 1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용은 환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표적으로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imriaI, 성분명: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는 1회 투약 약값이 미국 기준 47만 5000달러, 한화 약 6억 249만 원에 달한다. 이같은 단점은 CAR-T 치료제 상용화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없으며,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전체 암 환자의 약 5~10%가 혈액암 환자인 것으로 추산되는 사실을 고려할 때, 광범위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이중특이성 항체가 그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약물은 두 가지 항원을 동시 표적하여 난치성 질환의 완치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기존의 의약품을 기반으로 개발하기 때문도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중특이성 항체는 ▲미국 J&J(존슨앤존슨, 얀센)의 ‘테크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스클리타맙·teclistamab) ▲J&J의 ‘리브레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 ▲스위스 로슈(Roche)의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emicizumab) ▲로슈의 ‘바비스모’(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스보아·faricimab-svoa) ▲영국 이뮤노코어(Immunocore)의 ‘킴트랙’(Kimmtrak, 성분명: 테벤타퍼스프·tebentafusp) ▲미국 암젠(Amgen)의 ‘블린사이토’(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blinatumomab) 등 총 6개다.

이들 약물의 적응증은 CAR-T 치료제 대비 다양하다. 이중특이성 항체는 혈액암에 이어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등 고형암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 보건 당국의 관문을 통과한 약물은 로슈의 ‘룬수미오’(Lunsumio, 성분명: 모수네투주맙·mosunetuzumab)다. FDA는 작년 12월 23일(현지 시간)에 ‘룬수미오’를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승인했다. 당시 ‘룬수미오’는 이중특이성 항체 중 최초 림프종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Reserach and Market)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이중특이성 항체 시장은 약 200억 달러(6일 환율 기준 약 25조 3900억 원)에 이를 예정이다. 이같은 전망에 부응하듯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가들은 지난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룬수미오’의 연간 매출액이 최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장사는 목이고 목은 곧 돈이다”라는 말이 있다. 제약업계도 돈이 되는 약물 개발에 몰리게 마련이다. 최근에는 영국계 다국적 제약기업 GSK가 이중특이성 항체 개발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중특이성 항체 독점 라이선스 계약 활발 

GSK 측은 4일(현지 시간), 중국 우시 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와 이중특이성 항체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우시 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전임상 단계의 T세포결합(TCE) 이중 혹은 다중 특이성 항체 4종에 대한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GSK 측에 양도하는 것이다.

계약에 따라 GKS는 우시 바이오로직스에 4000만 달러(한화 약 507억 8000만 원)의 계약금을 선지급하고 향후 개발 성과에 따라 최대 14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조 8542억 원)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이날 존 르포어(John Lepore) GSK 연구 개발 총괄은 “이번 계약을 통해 GSK는 동급 최고 수준의 T세포 결합 능력을 가진 이중 혹은 다중 특이성 항체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번에 확보한 약물 후보물질들은 전임상 시험에서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함과 동시에 여러 유형의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자사의 우시바디(WuxiBody)라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GSK에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물질을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시바디는 여러 후보물질 중 높은 발현율 및 안전성, 개선된 투과성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으며, 제조 과정을 통상적 기간보다 약 6개월에서 18개월 단축시킨다.

수년간 이중특이성 항체 개발에 힘을 쏟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GSK 입장에서 보면 더없이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2월, 미국 머크(Merck)에게 3억 19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지불하여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물질 ‘빈트라푸스프 알파’(bintrafusp alfa)의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빈트라푸스프 알파’는 한때 면역항암제 매출 순위 1위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미래 경쟁자로 여겨졌으나 2021년 비소세포폐암 및 담도암에 대한 임상 연구가 연달아 실패하자 GSK는 결국 개발을 중단했다.

앞서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도 지난해 10월 19일(현지 시간), FDA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는 미국 자임웍스(Zymeworks)의 HER2 표적 이중특이성 항체 ‘자니다타맙’(zanidatamab)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니다타맙’은 HER2 단백질의 2중 비흡수 항원결정인자를 동시에 결합하여 HER2 신호를 차단하고, 세포 표면에서 HER2 단백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의 HER2 표적 이중특이성항체다. 현재 HER2 발현 담도암의 2차 치료제 및 HER2 양성 위식도선암의 1차 치료제에 대한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재즈 파마슈티컬스는 HER2 발현 담도암에 약물치료는 아직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인 만큼, 임상이 성공할 경우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DA는 지난 2020년 11월, ‘자니다타맙’을 HER2 발현 담도암에 대한 혁신 신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밖에도 FDA는 HER2 발현 담도암과 HER2 양성 위식도선암 등 2건의 적응증에 관해 ‘자니다타맙’을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희귀의약품으로도 선정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국내 기업도 이중특이성 항체 개발에 적극적

이중특이성 항체에 열광하는 것은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 물질 ‘ABL301’의 미국 임상1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ABL301’의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임상1상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진행하기로 했다. 

ABL301은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에 발현된 유전자 ‘IGF1R’을 표적해 항체의 뇌 전달률을 향상시킨 이중항체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에이프로젠도 이중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9일 대식세포(Macrophage, 마크로파지)의 면역관문 단백질인 CD47에 결합하는 항체와 암세포 표적항체가 융합된 이중항체 AP70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약물은 에이프로젠의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신개념 항암신약 물질로, 동물 시험에서 탁월한 항암 효과와 높은 안전성까지 확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이프로젠은 앞서 지난해 10월 20일, 급성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이중항체 ‘AP10’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이중항체는 비임상 실험에서 획기적인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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