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좀 기술 연구 어디까지 왔나?
엑소좀 기술 연구 어디까지 왔나?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29 0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엑소좀(exosome)
엑소좀(exosome)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엑소좀은 분리·분석 기술과 이를 통한 진단 및 치료 방법 개발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암을 넘어 거의 모든 질병에서 테스트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엑소좀은 연구가 이뤄진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만큼 아직 표준화된 방법이 갖춰져 있지 않다. 분리나 분석 등에 특화된 상용화 기술의 부재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여러 기술이 새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 임형순 교수는 최근 ‘엑소좀 주요 기술 동향 분석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고찰’ 보고서를 통해 엑소좀 관련 기술 개발 방향을 상세히 제시했다. 

엑소좀(Exosome)은 인지질 막(Phospholipid membrane)에 싸여져 있는 50~150nm(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소포체다. 여러 소포체를 통칭하는 의미의 ‘세포 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라는 명칭이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세포 외 소포체’는 세포 밖으로 배출되는 인지질 막에 싸여져 있는 나노사이즈 크기의 생체 물질로 세포 안에 담겨있는 여러 다양한 형태의 생체 분자 물질을 담아서 나오게 된다. 이러한 소포체들은 수십억 개의 과량으로 생체의 유체에 존재하며 세포와 세포 간 신호 전달을 하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약물을 탑재할 경우 부작용을 줄이면서 원하는 표적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엑소좀 및 세포 외 소포체의 특성을 바탕으로 암과 같은 질병의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및 새로운 약물 전달 매개체로써 사용하려는 새로운 연구들이 최근 10여 년간 지속되고 있다. 

 

엑소좀 분리 및 분석 기술 

엑소좀 분리 및 분석 기술에서 향후 가장 중요한 방향은 바로 임상 샘플에서의 높은 재현도를 달성하는 것이다. 엑소좀 관련 기술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민감도 등 여러 주요 요소들이 있지만, 현재 가장 강조되는 요소는 높은 재현성(Reproducibility)과 기술의 견고성(Robustness)이다.

특히 혈액 등 생체의 유체 내 엑소좀의 경우 다양성도 크고 비엑소좀 물질에 의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임상 샘플은 상용화된 기술들도 결과의 차이(Variation)가 상당한 수준이다. 이는 엑소좀 기술을 임상에서 적용하고자 할 때 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엑소좀 분리 기술에 있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기술 개발 중 하나는 바로 엑소좀 분리의 순도를 높이는 것이다. 혈액과 같은 임상 샘플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방법은 크기에 따른 분리 방법인 SEC 기법이다.

SEC 기법은 상용화 키트(Izon column)가 존재하고 단시간에 높은 효율로 플라즈마 샘플에서 엑소좀을 분리해 낼 수 있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SEC는 잔여 단백질, 특히 지단백질 입자(Lipoprotein particle)의 영향이 매우 큰 편이다. 이는 SEC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서 소개한 여러 엑소좀 분리 방법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문제다.

지단백질 입자의 수가 수만 배 이상으로 엑소좀 숫자를 훨씬 상회하며 그 크기의 범위가 엑소좀의 크기와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즉, 0.1%의 잔여 물질로도 혈액 내 존재하는 엑소좀의 수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

지단백질 입자의 존재는 특히 후속 엑소좀 분석에서 비슷한 크기의 지단백질 입자가 엑소좀으로 잘못 검출되는 등 분석 결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높은 재현성을 얻는데 있어서도 큰 방해 요소로 꼽힌다.

엑소좀 분리 기술에 있어서 엑소좀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지단백질 입자를 최대한 제거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의 연구팀은 기존 SEC 컬럼 밑에 지단백질 입자를 걸러내기 위한 이중모드 크로마토그래피(Dual-mode chromatography, DMC)를 개발했다.

 

엑소좀 분리 및 지단백질 입자 제거를 위해 개발된 이중모드 크로마토그래피 (DMC) 기술 [사진=국가지식재산위원회]
엑소좀 분리 및 지단백질 입자 제거를 위해 개발된 이중모드 크로마토그래피(DMC) 기술 [사진=국가지식재산위원회]

엑소좀 분석 기술에 있어서 가장 핵심 기술 개발 방향 중 하나는 단일 엑소좀 분석 기술이다. 혈액 내에는 다양한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 외 소포체들이 공존하고 있고 세포 외 소포체 내에서도 엑소좀을 비롯한 여러 하위 유형들이 존재한다.

같은 세포에서 나온 세포 외 소포체들이라고 해도 그 안에 있는 생체 물질의 양이나 형태가 다르기에 그 이질성(Heterogeniety)이 매우 큰 편이다. 조기 암 진단을 위해서는 매우 작은 크기의 종양에서 발생하는 극소수의 종양 유래 엑소좀을 검출할 수 있는 민감도도 필요하다. 특정 기관에서 나오는 엑소좀을 분별해내는 기술은 기관 특이적 질병을 진단하는 정확도를 올리는데 필요하다.

임형순 교수는 “차세대 엑소좀 분석 기술은 바로 단일 엑소좀 내의 여러 바이오마커와 특징 등을 다중적으로(multiplexed)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여러 단일 엑소좀의 다중화 분석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학계에서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술들은 각자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에 아직 뚜렷한 선도 기술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차세대 엑소좀 분석 기술은 각 기술의 장점을 두루 살리면서도 단점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단일 엑소좀을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민감도를 가지면서 여러 마커를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다”면서 “임상적 응용을 위해서는 높은 재현성과 간단하고 빠르게 분석이 가능해야 하며 높은 분석 처리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엑소좀 진단 기술 

차세대 엑소좀 분리 및 분석 기술은 엑소좀을 활용한 진단 기술 개발에 있어서 필수 요건이다. 개발된 엑소좀 분석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특정 세포에서 유래된 엑소좀을 선별적으로 구별해내고 선별된 엑소좀 내에서의 다중 마커 검출이 필수적이다.

혈액 등 생체 유체 샘플에는 다양한 세포에서 배출된 엑소좀이 공존되어 있기 때문에 분리한 엑소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분석은 그 정확도가 떨어지는 제한성이 있다. 여러 임상 샘플에서 엑소좀 마커를 검출한 최근 연구 논문에서 이런 과정이 생략되어 있는 결과가 많았고 해당 연구의 재현성이 떨어지거나 임상적 정확성이 의심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세포외소포학회는 연구 논문 발표 시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은 분자적 하위 유형에서 다양한 이질성을 보인다. 이질성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관련 단일 마커에 대한 분석보다는 여러 마커를 발굴하고 조합해 사용하는 다중 마커 접근법이 중요하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암의 다양한 이질성으로 인해 단일 마커로는 민감도가 낮아 다양한 마커 조합을 통해 극복하는 임상 연구들이 발표됐다. 다중 마커를 통해 얻게 된 정보가 계속 축적되어 나아간다면 향후 머신 학습 등의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한 분석 방법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형순 교수는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이미징 기법이나 다른 마커들과 결합 된다면 진단에 있어서 그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임상 연구에서 많은 파라미터들을 종합할 때 그 대상의 수가 적어 발생하는 과적합(Overfitting)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발표되고 있는 많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진단 분석 기법에서 분석에 사용되는 파라미터에 비해 학습이나 검증 실험에서 사용되는 대상의 수가 적어 과적합이 우려되는 높은 결과값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결과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재현되지 못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상용화나 FDA 승인 등의 과정을 준비 중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엑소좀 치료 기술 

단일 엑소좀 분석 기법들 [자료=
단일 엑소좀 분석 기법들 [사진=국가지식재산위원회]

엑소좀을 매개로 한 치료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고 여러 초기 임상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나노입자나 리포좀을 이용한 약물 전달 시스템에 비해 초기 단계이고 아직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엑소좀이 주입됐을 때 생체 분포와 그 메커니즘, 잠재적 독성 등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이외에도 엑소좀은 기존 약물 전달체에 비해 여러 단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낮은 수급 수율 문제다. 세포체를 통한 엑소좀의 수급 수율은 다른 전달 매개체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엑소좀의 발생 수율은 세포의 분비 능력, 대규모 세포 배양의 복잡성과 비용, 엑소좀 생산을 위한 시간과 노력 등에 좌우되며 낮은 효율성으로 인해 산업적 스케일업 제조가 힘든 상황이다. 엑소좀 생산을 위한 모세포의 선택 및 변형, 엑소좀의 균일한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개발과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엑소좀은 제한된 화물 운반 효율을 보인다. 엑소좀은 본질적으로 많은 양의 천연 성분을 운반하는 데, 이는 화물 적재량을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고 제한한다. 적재 용량이 향상된 엑소좀 엔지니어링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정교해지고 있지만 합성 리포좀보다 여전히 덜 효율적이다.

세 번째로 리포좀보다 엑소좀의 품질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엑소좀은 단일세포 유형에 의해 생성된 경우에도 매우 이질적이다. 아직 민감한 고효율의 단일 엑소좀 분석법이 없기 때문에 이질적인 엑소좀 집단에서 동질적인 엑소좀 집단을 분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임형순 교수는 “현재로서는 엑소좀의 내용물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한 전략이 불충분한 상태이고 이는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 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며 “차세대 기술에서는 이러한 단점들을 명확하게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인 접근 방법들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