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 노보노디스크·릴리 양강구도 깨질까
비만치료제 시장 노보노디스크·릴리 양강구도 깨질까
암젠, 새로운 기전의 신약 ‘AMG133’ 개발 중

임상 1상에서 ‘위고비’ 및 ‘마운자로’ 대비 우수한 효능 입증

“경쟁 합류 너무 늦어 ... 최종 승인 2026년 또는 2027년 전망”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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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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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복부 비만을 겪는 여성은 일부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 포토애플=메디포토>
<사진 : 포토애플=메디포토>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살 오르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두고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치열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암젠(Amgen)이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기존 약물 대비 우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공식적 질병으로 규정하기 시작한 1996년부터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열기를 뿜기 시작했다. 전세계 비만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만병의 근원으로까지 여겨진다. 비만은 질환의 특성상 오랜 기간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시장인 셈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540억 달러(한화 약 71조 123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노보 노디스크다. 이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2014년 12월 자사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작용제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이후 후속 신약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까지 성공적으로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을 주름 잡고 있다.

특히, ‘삭센다’ 이후 GLP-1 작용제는 체중 조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전까지 비만약으로 많이 사용된 식욕 억제제는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감 등의 부작용을 동반한다. 이에 반해 GLP-1 작용제는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에 작용하여 장내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여 혈당 수치를 낮춘다. 이러한 과정에서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노보 노디스크가 시장을 독점하자, 이번에는 릴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릴리는 GLP-1과 더불어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 수용체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세계 최초의 GLP-1·GIP 이중 작용 대사 질환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출시하며 노보 노디스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운자로’는 식단 조절 시 발생하는 대사 적응 반응을 약화시켜 음식 섭취를 줄이고 대사 장애를 조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FDA는 지난 5월 ‘마운자로’를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혈당 조절제로 처음 승인했다. 비록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이름을 알렸지만, 관련 임상 연구에서 비만 환자 대상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해 유망한 비만 치료제로 조명받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을 두고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암젠이 새로운 기전의 비만 치료 약물에 대한 초기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시장 진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릴리가 개발 중인 신약은 ‘위고비’나 ‘마운자로’ 보다도 더 우수한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AMG133’, 최대 150일간 체중 감소 효과 보여

암젠은 지난 3일 미국 LA에서 개최된 인슐린저항성·당뇨·심혈관질환세계회의(WCIRDC)에서 자사의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AMG133’의 임상 1상 시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해당 시험은 당뇨병을 앓고 있지 않은 BMI 30이상에서 40미만인 비만 성인 110명을 대상으로 ‘AMG133’를 여러 용량으로 나주어 월 1회씩 12주간 위약과 함께 무작위로 투약했다. 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최고 용량 ‘AMG133’ 투약군은 약 70일 동안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됐고 평균 체중은 1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일부에서는 마지막 투약 150일이 지난 후에도 약 11.2%의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AMG133’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또는 구토였지만, 대부분 경미했으며, 첫 투약 이후 수일 내에 사라졌다.

눈에 띄는 점은 ‘AMG133’가 ‘위고비’와 ‘마운자로’ 대비 체중 감량 및 유지 능력의 우월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위고비’, ‘마운자로’는 1상 연구에서 투약 12주간 각각 평균 6%, 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 약물은 매주 1회 투약해야 하는 반면, ‘AMG133’는 최대 5개월 동안 체중 감소 효과를 유지했다.

따라서 ‘AMG133’의 개발이 순항할 경우,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MG133’은 GLP-1와 위 운동 억제성 폴리펩타이드(GIPR) 수용체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동급 최초의 GLP-1·GIPR 이중 작용제다. GLP-1에는 작용하지만 ‘마운자로’와 반대로, GIP에는 길항 작용하는 기전을 가졌다. 암젠 측은 내년 상반기에 ‘AMG133’의 임상 2상 시험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AMG133’의 효능과 무관하게 암젠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 너무 늦게 합류하여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는 비만과 더불어 당뇨병에서도 유망한 효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AMG133’는 체중 감량에서만 효과를 입증했다”며 “설령 시장에 출시되더라도 그 접근성은 경쟁사 대비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의 크리스 쇼트(Chris Schott)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AMG133’의 임상 3상 연구는 2024년에 시작되고 보건 당국 승인은 그 이후인 2026년 또는 2027년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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