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충만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카네맙’ 임상 도중 환자 사망
기대 충만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카네맙’ 임상 도중 환자 사망
65세의 여성 환자 10월 말 뇌출혈로 사망

“‘레카네맙’ 작용 기전 혈관벽 약화시켜”

내년 초 FDA 승인 여부 앞둔터라 이목 집중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1.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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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본사 전경 [사진=Astrophobe,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바이오젠 본사 전경 [사진=Astrophobe,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sai)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앞두고 관련 임상 연구에 참여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승인 여부에 영향을 끼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 사이언스지(Science)가 지난 27일(현지 시간)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65세의 여성 환자는 뇌졸중, 뇌 혈관성 부종 등의 뇌 영상 비정상 증상(ARIA)이 발현했고 결국 뇌출혈로 사망했다. 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해 표준 혈전 치료제인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tPA)를 투약한 직후 출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 환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아밀로이드 혈관증(CAA)을 앓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CAA로 취약해진 혈관벽의 평활근을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대체하고 있는 도중 ‘레카네맙’이 이를 제거하면서 혈관벽이 더욱 취약해졌고 tPA을 투여한 순간 혈관벽이 파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 피어스 파마(Fierce Phama) 등 미국의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들은 바이오젠과 에자이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양사는 “개인 정보 보호로 인해 특정 환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며 “고령의 환자인 만큼, 여러 의학적 문제가 개입되어 있고, 급성 뇌졸중을 비롯한 다른 질환에 대해 병용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환자 사망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 발표한 임상 3상 연구를 독립적인 데이터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레카네맙’이 환자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 ‘애듀유헬름’ 악몽 재현하나

‘레카네맙’은 뇌 신경 세포의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체를 제거하고 뇌내 축적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본래 스웨덴 바이오아크틱(BioArctic)이 발견한 연구용 인간화 단클론항체로, 에자이는 2007년 12월 바이오아크틱과 계약을 통해 ‘레카네맙’의 권리를 확보했고, 미국 바이오젠(Biogen)은 2015년 5월 에자이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레카네맙’의 개발에 합류했다.

양사는 지난 9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LARITY AD)에서 긍정정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임상 시험은 18세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레카네맙’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환자들은 이 연구에서 ‘레카네맙’과 위약을 무작위로 1개월 2회 정맥 주사 받았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시험 결과, 1차 평가변수인 18개월차에 인지 기능 평가 지수(CDR-SB)를 기준으로 ‘레카네맙’ 투여군의 인지 저하 속도는 위약군 대비 27%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내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평가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ET) 검사 결과의 경우 ‘레카네맙’군은 기준점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앞서, 미국 FDA는 지난 7월 ‘레카네맙’의 신약 승인 신청을 접수하고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하지만, 이번 환자 사망 사건으로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미국 BMS(Bristol Myers Sqiubb)의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apixaban)를 복용 중인 환자도 동일한 이상 반응으로 사망한터라 ‘레카네맙’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애듀유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애듀유헬름’ 또한 복용 환자에게서 뇌 영상 비정상 증상 및 뇌출혈이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의 60~90%가 다양한 뇌혈관 병변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졸중을 유발하는 혈관성 치매 환자의 약 30%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병리 소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두 질환을 동반한 혼합형 치매 환자들은 전체 치매 환자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레카네맙’이 FDA의 관문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뇌졸중 치료에 쓰이는 혈전 용해제 혹은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레카네맙’의 접근성은 기대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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