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제약, 무주공산 뎅기열 백신 시장 꿰차나
다케다제약, 무주공산 뎅기열 백신 시장 꿰차나
세계 최초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 안전성 논란으로 사실상 시장 철수

FDA, 다케다 뎅기열 백신 승인 신청 접수 및 우선 심사 지정 ... 내년 승인 여부 결정

“뎅기열 백신 시장, 2030년 13억 달러 이를 것 ... 다케다, 시장 선점 가능성 ↑”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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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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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의 승인을 받은 세계 첫 뎅기열 바이러스 백신 '뎅그박시아'
2019년 FDA의 승인을 받은 세계 첫 뎅기열 바이러스 백신 '뎅그박시아'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뎅기열 백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한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뎅그박시아’(Dengvaxia)를 대신해 일본 다케다(Takeda) 제약이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나선다.

뎅기열은 플라비 바이러스(Flavivirus)속에 속하는 뎅기 바이러스(dengue virus)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에는 1형, 2형, 3형, 4형의 4종류가 있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고, 이러한 모기는 대부분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 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분포한다.

해마다 전세계 뎅기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약 4억 건에 달한다. 이중 뎅기열 환자는 약 1억 명, 사망자는 2만 1000명 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최대 4번 정도로, 2차 감염부터는 중증도의 뎅기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성인이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상태가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 저하자 혹은 노약자들은 뎅기열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현재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요법을 사용한다.

한 때 사노피의 ‘뎅그박시아’는 어린이 및 노약자들의 중증 뎅기열을 방지하여 공공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 의약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뎅그박시아’ 접종 후 최대 70명 사망 ... 사실상 시장 철수

‘뎅그박시아’는 뎅기열과 같은 병원성 바이러스인 황열 바이러스 균주 17D의 구조 유전자를 4가지의 뎅기 바이러스 혈청형으로 대체해 재조합한 4가 키메라 백신이다.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실시된 2건의 3상 연구 결과, ‘뎅그박시아’는 뎅기열 예방율 66%, 중증 뎅기열 예방율 93%의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보건 당국은 지난 2015년 12월, ‘뎅그박시아’를 전세계 최초로 뎅기열 예방 백신으로 승인했다. 이듬해 2016년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과테말라, 페루, 태국, 싱가포르 등 총 11개국에서 상용화됐다.

이중 필리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허가 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인 2016년부터 ‘뎅그박시아’를 대상으로 대규모 예방 접종 캠페인을 시작했다. 당시 필리핀은 뎅기 바이러스 혈청과 무관하게 소아 73만 3000명 및 성인 5만 명이 ‘뎅그박시아’를 접종 받았다.

하지만, 2017년 말 ‘뎅그박시아’ 접종 후 소아 환자가 집단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사망자 14명 중 3명의 사례가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다고 확인됐다. 이후 사망 사례는 크게 증가했으며, 필리핀 정부는 예방 접종을 즉시 중단하고 사노피를 향한 수사를 시작한 바 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2020년까지 ‘뎅그박시아’로 인해 최소 57명에서 최대 70여명이 사망했다.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뎅그박시아’의 장밋빛 전망은 잿빛으로 변했다. 2016년 출시 당시 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약 14억 달러(한화 약 1조 8585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사망 사건 발생 연도인 2017년 ‘뎅그박시아’의 매출은 전년 5500만 달러(한화 약 729억 5750만 원)에서 94% 폭락한 300만 달러(한화 약 39억 7950만 원)에 그쳤다. 사노피 측은 2018년부터 ‘뎅그박시아’에 대한 공식 매출 집계도 하지 않고 있다. 전세계 뎅기열 백신 시장이 무주공산이 된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9년 5월, 엄격한 조건을 바탕으로 ‘뎅그박시아’를 뎅기열 백신으로 허가한 바 있다. 다만, 승인된 적응증은 뎅기 바이러스 감염율이 높은 지역을 방문한 9세에서 16세 사이 대상자 중 이전에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을 위한 2차 예방용으로 제한됐다.

 

FDA, 다케다 뎅기열 백신 승인 신청 접수 및 우선 심사 지정

이러한 가운데 FDA는 23일(현지 시간), 다케다제약의 뎅기열 백신 ‘TAK-003’의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BLA)을 접수하고 이를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실패한 약물인 ‘뎅그박시아’를 대신할 수 있을 지 눈길을 끈다.

‘TAK-003’은 약독화된 뎅기 바이러스 2형을 바탕으로 재조합된 4가 뎅기 바이러스 백신으로, 4세에서 60세 사이 대상자에서 모든 뎅기 바이러스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지난 8월, ‘큐뎅가’(Qdenga)라는 제품명으로 이를 승인한 바 있다.

이번 승인 신청 접수는 뎅기 바이러스 4가지 혈청에 대한 ‘TAK-003’의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IDES)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은 중증도에서 중증 뎅기열 예방을 위해 ‘TAK-003’을 2회 투여하고 위약과의 안전성과 효능을 비교 평가했다.

시험 결과, ‘TAK-003’의 12개월간 뎅기열 증상 발현 예방율은 80.2%로 확인되어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18개월 간 입원 예방율은 90.4%였으며, 5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뎅기 바이러스 입원 예방율은 84%, 증상 발현 예방율은 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게리 더빈(Gary Dubin) 다케다제약의 글로벌 백신 사업부 총괄은 “‘TAK-003’이 승인될 경우, 뎅기열 예방에 있어 중요한 옵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케다 측은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남미 규제 당국에 순차적으로 승인 신청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10월, ‘TAK-003’의 승인을 권고한 바 있다.

 

“글로벌 뎅기열 백신 시장, 2030년 1조 7천억대 형성할 것”

한편, 뎅기열 백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비전 리서치 리포트(Vision Resrach Report)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은 모기 개체 수 급증을 유발할 것”이라며, 뎅기열 백신 시장이 2020년 4억 달러(한화 약 5306억 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13억 달러(1조 7244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다케다의 ‘TAK-003’이 내년 FDA의 승인을 받을 경우, 뎅기열 백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TAK-003’이 2024년에 4억 5300만 달러(한화 약 6009억 450만 원)의 수익을 거두며 다케다제약 캐시카우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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