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아실카르니틴(acylcarnitine)’ 수치를 이용해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기능 회복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교수)은 ‘아시아 외상성 뇌손상 연구(Pan-Asia Trauma Outcomes Study for Traumatic Brain Injury, PATOS-TBI)’ 데이터를 활용, 2018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응급실에 내원해 외상성 뇌손상 판정을 받은 환자 549명의 혈액검사 결과 및 손상 후 예후를 비교 분석해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와 뇌기능 손상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혈중 아실카르티닌 수치에 따라 낮음(1.2-5.5μmol/L), 낮음-정상(5.6-10.0μmol/L), 정상-높음(10.1-14.5μmol/L), 높음(1.4.6-56.6μmol/L) 등 총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외상성 뇌손상 발생 후 1개월째와 6개월째의 기능 회복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대상자의 예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가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뇌 기능 회복 수준에 대한 예측인자임이 밝혀졌다.
전체 549명의 환자 중 29.1%에서 손상 1개월 및 6개월 후 기능 회복 불량이 확인됐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가 정상-높음, 높음에 해당하는 그룹은 낮음-정상 그룹과 비교해 1개월째 기능 회복 불량이 나타날 위험이 각각 1.56배, 2.47배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중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정상 그룹보다 손상 6개월 내 사망 위험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예후와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혈액 내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뇌기능 회복의 기대 수준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외상으로 인해 뇌가 손상되면 뇌의 에너지 대사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데 이에 따라 세포 대사에 필수적인 요소인 아실카르니틴의 발현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바이오마커와 함께 아실카르티닌 수치를 이용한다면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선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 손상 분야 국제학술지인 ‘신경손상학회지(Journal of Neurotrauma)’에 10월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