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명가 셀트리온, 신약으로 신화 재연 노린다
바이오시밀러 명가 셀트리온, 신약으로 신화 재연 노린다
ADC·mRNA·이중항체 등 최신 플랫폼 기술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분주

수익·R&D 선순환 구조 구축 … “개발 성공 시 시장 침투 속도 매우 빠를 것”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9.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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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사옥.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사옥.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바이오 불모지였던 국내 제약업계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성공 신화를 쓴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국내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신약 개발에 성공하며 연구 역량을 입증한 터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새로운 퀀텀점프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 에이비프로(Abpro)와 악성 유방암 이중항체 치료제 후보물질 ‘ABP102’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ABP102’은 HER2 양성 유방암 등 고형암에 쓰는 이중항체 치료제다.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HER2와 T세포를 활성화하는 항체 CD3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게 설계돼 암세포와 T세포를 연결,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T세포의 활성 능력을 조절할 수 있어 정상 세포의 피해는 줄이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겨냥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ABP102’의 글로벌 공동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ABP102’에 대한 동물효능실험, 공정개발, 전임상 동물실험,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고, 에이비프로는 물질 개발 및 후보물질 선정, 세포 효능실험 등을 맡을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에이비프로와 이중항체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과 함께 추가로 지분 투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지분 투자는 향후 후보물질의 상업화와 프로젝트 협업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고려해 결정됐다.

셀트리온은 특정 신약후보물질 자체보다는 약물에 적용된 플랫폼 기술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비프로는 200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설립된 항체 개발 전문회사로 이중항체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자체 항체발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BP102’ 외에도 위암, 간암 등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으로 한 8개의 파이프라인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이 에이비프로에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중항체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6월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700만 달러(약 53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ADC 플랫폼은 유도미사일 기능을 하는 항체에 폭탄 역할을 하는 약물을 결합해 암 종양을 정밀 타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셀트리온은 ADC 플랫폼 기술을 자사의 항암 바이오시밀러에 적용해 고성능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향후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같은 해 8월 mRNA 플랫폼 기반 위탁개발 및 생산업체(CDMO)인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트라이링크, TriLink BioTechnologies)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 개발보다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방점을 두고 항암제, 대상포진 백신 등 다양한 신약에 mRNA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탄탄한 자금력 기반 매출 대비 R&D 투자 매년 20% ↑

치열해진 바이오시밀러 경쟁 … 새 캐시카우 마련 분주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것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조 6158억 원이다. 이 중 무려 23.42%에 해당하는 3784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도 영업이익률은 40%를 웃돈다. R&D 비용 중 절반에서 3분의 2 가량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전통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보통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얼마나 고부가가치 사업인지 짐작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처럼 수익성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이미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획득하고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연내 미국 FDA의 시판승인도 기대되는 상황으로, 회사 측이 이미 개발사인 애브비(Abbvie)와 미국 내 특허 합의를 완료해 내년 7월부터는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이성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도 최근 유럽과 영국 규제기관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베그젤마’ 역시 오리지널 개발사인 제넨테크와 글로벌 특허 합의를 완료한 상태다.

특히 최근 유럽 의약품 규제기관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처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해 앞으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다소 낮아진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바이오시밀러들의 가격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존의 매출을 유지하려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자사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이프라인 확대와 함께 자체 제조원가 절감 등에 나서며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주요 제품에 대한 생산성 개선(Titer Improvement) 등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현재 독감 항체 신약 ‘CT-P27’과 비후성 심근증 화학합성 치료 신약 ‘CT-G20’이 상업화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최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의 신약 포트폴리오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퍼스트 무버’를 바탕으로 한 회사의 시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이미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와 영업 및 유통망, 파트너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침투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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