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일약품(대표 성석제)이 일본의 다국적 제약사인 시오노기제약의 슈퍼 항생제 ‘세피데로콜’(Cefiderocol)을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한다.
제일약품은 이를 위해 최근 핑안 시오노기(Ping An-Shionogi, 대표 타츠모리 요시다)와 사이드로포어 세팔로스포린(Siderophore Cephalosporin) 항생제 성분인 ‘세피데로콜’에 대한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핑안 시오노기는 지난 2020년 일본 시오노기社와 홍콩 핑안社가 공동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원개발사인 시오노기로부터 ‘세피데로콜’의 아시아 판권을 넘겨 받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제일약품은 ‘세피데로콜’의 국내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제일약품은 이번 ‘세피데로콜’ 도입을 통해 일명 ‘슈퍼 박테리아’인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를 포함한 항생제 내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 감염군 치료에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AMR)을 인류가 직면한 세계 10대 공중 보건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WHO는 항생제 내성을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이라 규정하며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까지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치료제 또한 극히 제한적이어서 의료 수요 해결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고있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세피데로콜’는 그람음성균 항생제에 대한 여러 내성 획득기전을 극복한 세계 최초의 사이드로포어 세팔로스포린 항생제로 철분과 결합 후 박테리아의 자체 철분 포린 채널을 통해 흡수돼 강력한 항균 작용을 나타낸다.
특히,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속균, 녹농균,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및 스테노트로포모나스 말토필리아에 유효성을 나타낸다. 회사측은 이 약물이 국내에 치료제가 극히 제한적인 신우신염을 포함한 그람음성균 복잡성 요로 감염 환자,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성 폐렴을 포함한 원내 감염 세균성 폐렴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피데로콜’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는 “이번 첫 파트너십 구축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세피데로콜의 도입은 다제내성균 환자들에게 상당히 유의미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78년에 설립된 시오노기제약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로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중추신경계 장애 분야의 치료제를 중점적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시오노기제약은 한국의 일동제약과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일본 제품명 조코바)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시오노기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조코바’에 대한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했으나, 최근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임상 2상만으로는 유효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시오노기제약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오는 11월쯤 나올 것으로 이달 25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제약과의 협의를 통해 한국 식약처에 먼저 ‘조코바’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