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펙수클루’ 출시 후 1년 안에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하는 것이 첫 목표다. 전사적 영업·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
대웅제약은 23일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출시 초읽기에 들어선 자체 개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신약 ‘펙수클루’(Fexuclue, 성분명 : 펙수프라잔·fexuprazan)의 단기 매출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펙수클루’는 HK이노엔의 ‘케이캡’(K-CAB, 성분명 : 테고프라잔·tegoprazan)에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두 번째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당초 상반기 내에 ‘펙수클루’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약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출시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한때 연내 출시 불투명설까지 거론됐으나, 대웅제약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이 제시한 평가금액을 수용하고 보건복지부가 ‘펙수클루’의 급여기준을 신설하면서 제품 출시 일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7일 ‘펙수클루’의 보험급여 기준 신설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개정고시안은 7월 1일 시행될 예정으로, ‘펙수클루’는 당장 다음 달부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 시 급여가 인정된다.
업계는 대웅제약이 급여 등재 후 곧바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상반기 내 제품 출시를 계획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미 출시 준비를 모두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여름 안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늦어도 8월 안에는 ‘펙수클루’를 선보이겠다는 것인데, 출시 일정에 변동이 생길 때를 대비해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출시가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만큼, 출시 후 영업·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시장 공략 고삐를 바짝 죈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이기 위해 4개 채널을 동시에 가동한다. 이 회사는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아이엔테라퓨틱스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펙수클루’의 위임형 제네릭, 일명 ‘쌍둥이약’을 추가로 허가받아 놓은 상태다.
대웅제약은 이들 계열사와 함께 ‘펙수프라잔’ 성분 제품을 동시에 발매해 ‘펙수클루’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설립한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까지 동원하며 상업적 성공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웅제약 對 HK이노엔, P-CAB 시장 빅매치 임박
‘펙수클루’의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P-CAB 시장 선발 주자인 HK이노엔 ‘케이캡’과의 경쟁 무대도 조만간 막이 오를 전망이다.
‘케이캡’은 국내 최초의 P-CAB 제제로, 출시 첫해인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불과 9개월 만에 309억 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단번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 762억 원, 지난해에는 무려 1096억 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기존 PPI 제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원외처방액 1000억 원 돌파까지 약 3년이 걸린 셈인데, 대웅제약은 이보다 짧은 1년 안에 ‘펙수클루’의 원외처방액을 1000억 원 규모로 끌어올려 단번에 ‘케이캡’을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구강붕해정을 출시하고 저용량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는 등 ‘펙수클루’로부터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에서 영업력이 매우 강력한 회사로 꼽힌다”며 “특히 항궤양제 시장에서 ‘알비스’, ‘넥시움’ 등 굵직한 제품을 다수 육성한 경험이 있어 ‘펙수클루’의 시장 안착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캡’의 경우 1000억 원이 넘는 처방액이 말해주듯 환자와 의료인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 ‘펙수클루’ 출시 이후에도 처방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두 제품의 경쟁은 기존 PPI 제제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점유율 쟁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