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 된다” … ‘변혁’ 결단 내린 중견 제약사들
“이대론 안 된다” … ‘변혁’ 결단 내린 중견 제약사들
안정 대신 도전 선택 … 실적 부담 속 과감한 R&D 투자

지속가능 경영도 확대 … ESG 평가 A 등급 연이어 등장

“업력 오래된 저력 있는 기업 많아 … 상위사 도약 기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12.0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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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안정적인 사업 방식을 고수하던 중견 제약사들이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급변하는 제약산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인데, 변화를 넘어 변혁 수준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성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신약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재계에 거세게 부는 ESG 경영에도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재무적 위험 부담을 감안하고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일동제약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신약 개발에 매출액의 20%에 근접한 자금을 투입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동제약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4174억 원의 매출액과 3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더욱 늘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796억 원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인 786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 2019년 전체 연구개발비(574억 원)와 비교해도 무려 39%나 늘어난 규모다.

3분기 누적 매출액(4174억 원)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9.1%로 상위 제약사조차 압도하는 수준이다. 올해 3분기 상위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살펴보면, 유한양행 10.27%, GC녹십자 10.22%, 종근당 11.43%, 대웅제약 16.90%, 한미약품 13.97% 등이다. 일동제약이 신약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동제약은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비를 급격히 늘려왔다. 2016년 212억 원(매출 대비 비중 10.5%)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이로부터 4년 만인 지난해 786억 원(매출 대비 14%) 규모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연구개발비가 1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는 최근 부회장으로 올라서며, 이 같은 R&D 기조에 힘을 실었다. 윤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일동제약의 의지로 해석된다.

일동제약은 R&D 투자를 강화하는 동시에 비재무적 요소에 중점을 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앞장서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기업별 ESG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지난해 A 등급을 획득한 제약사는 단 두 곳 뿐이었는데, 그중 한 곳이 일동제약, 나머지 한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열린 ‘2021년도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동아에스티의 체질 개선 노력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수년 전만 해도 제약업계 매출 순위 5위 안에 드는 상위 제약사였는데, 악재가 다수 겹쳐 매출액이 수년째 5000억 원대에 머물면서 중견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3분기 4403억 원의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585억 원)보다 4%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 감소 폭은 이보다 더 크다. 올해 3분기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은 204억 원으로, 전년 동기(503억 원) 대비 60% 가까이 줄었다. 의료기기·진단 부문의 부진과 전년 대비 기술수출 수수료가 줄어든 것이 이러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개발비는 더욱 늘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715억 원이다. 전년 동기(527억 원)보다 26% 증가한 규모로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770억 원)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55억 원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5.7%로, 전년 동기(11.49%)보다 약 4.2%P 높아졌다. 신약 개발을 통해 상위 제약사로 재도약하겠다는 회사 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동제약과 마찬가지로 동아에스티도 지속가능 경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기업별 ESG 평가에서 B+ 등급을 받았는데, 올해는 A등급을 획득하며 사회적 책임경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사회 부문 평가에서 높은 점수(A+)를 받았다. 그만큼 지난 1년간 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는 방증이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의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감사 기능 강화를 위해 감사위원회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결과 A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D 등급이었던 환경 부분 평가는 올해 B+ 등급으로 상향됐다.

이 밖에 올해 매출 6000억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보령제약은 신약 개발 전문 관계사인 바이젠셀을 상장하며 R&D에 고삐를 당기는 것은 물론,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 전략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전문의약품 위주 기업인 #대원제약은 ‘콜대원’을 기반으로 한 일반의약품의 비중을 늘리고,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하는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자사의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에 돌입하는 등 R&D 부문에서도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견 제약사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내수보다는 수출, 제네릭보다는 신약, 안정보다는 도전을 선택하는 기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중견 제약사라고 해도 저력을 높이 평가받는 기업이 많은 만큼 상위 제약사로 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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