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조명준]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A씨. 그는 매년 가을이 되면 비염으로 고생을 한다고 말한다. 올해 역시 10월부터 일교차가 커지고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아침, 저녁으로 콧물과 재채기가 늘어났다며 얼마전 필자의 진료실을 찾았다. A씨와 같은 비염 환자는 최근의 기온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아열대 고기압의 발달로 일부 남부 지역에서 10월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더니 해당 고기압이 축소되면서 북쪽의 찬 공기 덩어리가 내려와 기습적인 가을 한파가 들이 닥쳤다. 급격한 기온 변화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흔들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는 감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겠지만 A씨처럼 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일교차가 커지면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하는 코의 기능이 저하되어 비염이 발생하거나 기존에 비염을 앓고 있던 사람의 경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건강관리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무려 1060만 9952명 이었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다. 계절별로 보면 가장 더운 8월에 105만 7274명으로 환자가 가장 적었다. 반면 가을이 시작되는 9월 176만 5069명으로 급증하기 시작하더니 12월 204만 1186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비염이란 일반적으로 비강 내 염증을 말하는데 감염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한랭성 비염 등 여러 종류의 비염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비염은 원인에 관계없이 대부분 잦은 코막힘, 재채기, 코를 통한 호흡 장애, 콧물, 후각 감퇴, 후비루 등이 나타나며 심한 정도에 차이가 있다.

증상 발생 시기, 과거 병력, 환경 노출 여부 등에 대해 문진하며 직접 코 안으로 내시경을 넣어 코 안을 확인해 진단한다.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 면역요법, 회피요법, 수술요법 등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가을에 겪은 비염을 방치할 경우 겨울까지 이어져 만성화가 될 수 있고 심할 경우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비염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며 증상이 발생하면 제때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흡기 건강을 위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잦은 온도 차의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50∼60% 유지하도록 하며 외출 시에는 마스크, 스카프 등을 이용해 보호하는 것이 좋다.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비염 예방을 위해서는 면역력 관리도 필요하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량과 체력을 기르도록 하며 영양소 공급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을 받았다면 해당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전 미세먼지나 꽃가루 농도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치료 이전에 사전 예방이 최선이다. [글 : 조명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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