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셀트리온 가족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증권사들도 이에 맞춰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손실을 보고 있는 소액 주주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할 기세다.
지난 15일 장 마감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22만 원이다. 지난 8월 30일 장 중 고점(30만 500원)과 비교하면 26%나 빠진 가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비슷하다. 이날 기준 8만 9600원이다. 역시 같은 기간 하락 폭이 28%가 넘는다. 셀트리온제약도 16만 7400원(8월 30일)이던 주가가 15일 12만 3900원까지 떨어졌다.
우선 그룹 핵심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 큰 원인이다. 생산을 맡은 셀트리온은 유통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대상으로 3분기에 공급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저조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등 계약 금액이 2322억 원으로 작년 3분기(3705억 원)보다 37%나 줄어든 것이다.
수출은 늘고 있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쌓여있는 재고가 문제다. 셀트리온은 품목 허가 이전부터 생산에 돌입해 전 세계로 나갈 주문 물량에 대비한다. 다만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쌓인 재고가 아직 처리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역시 대규모 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매출이 없다. 그 와중에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경구형(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선보이고 나섰다. 이 같은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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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 목표 주가를 32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낮췄다. 이동건 연구원은 “다만 4분기부터 턴어라운드(회복)가 예상되고, 유럽·미국 렉키로나 진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한 만큼 성과에 따라 주가 반등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도 35만 원으로 제시했던 셀트리온 목표 주가를 28만 원으로 낮췄다. 이명선 연구원은 “재고 부담으로 단기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 추정치를 조정했고, 그에 따라 목표주가는 25%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목표 주가가 낮춰졌다. 신한금융투자는 14만 원에서 12만 4000원으로 조정했다. 이동건 연구원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견조한 매출 증가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임박에 따른 렉키로나 추정치 하향 조정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역시 15만 원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 목표가를 12만 원으로 내렸다. 이명선 연구원은 “렉키로나와 램시마SC의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하회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하반기 실적 조정에 따라 목표주가를 20% 하향 조정했다”고 했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지분 모으기 운동’을 하겠다면서 회사에 주가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약 10%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사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주식을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등한시한다면, 우리 소액주주도 지분 매각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번 운동을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보통 상장 회는 배당 확대, 무상증자로 주주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회사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방어할 수 있다. 다만 셀트리온 측이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