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A형 간염백신 차세대 제조기술 확보
SK바이오사이언스, A형 간염백신 차세대 제조기술 확보
백신 원료 A형 간염 바이러스 제조 방법 특허 등록

기존 50회 내외의 계대배양 단계 6회로 단축

역가는 더 높아 … 최소 1.53배 최대 4.7배

계대배양 반복할수록 바이러스 증폭 속도 빨라져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7.30 0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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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사이언스가 A형 간염백신의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체 개발 A형 간염백신을 개발 중인데, 향후 이 기술을 접목할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특허청에 A형 간염백신 제조 방법과 관련된 특허(특허 명칭 :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제조방법 및 상기의 방법에 따라 제조된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등록했다. 이 특허 기술을 활용하면 A형 간염백신을 만드는데 필요한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를 안정적이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어,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대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통 사람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짦게 2-3일, 길게 7일간 배양하면 바이러스가 복제돼 분리할 수 있다. 그런데,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최소 한 달가량 배양해야 바이러스가 복제된다. 이마저 바이러스가 배양 세포에 잘 적응됐을 때의 이야기다.

백신 생산에 사용하는 A형 바이러스는 주로 사람의 분변 검체에서 분리하는데, 이렇게 분리한 바이러스를 생산 세포주에서 고수율로 제조하려면 50회 안팎의 계대배양(주기적으로 배지를 이식하는 인위적인 세포증식 방법)을 거쳐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러스 수득에 필요했던 50회 내외의 계대배양 단계를 단 6회로 단축하는 방법과 바이러스 생산 세포주에 더욱 고수율로 발현하는 최적의 ‘유전자 발현 카세트’(세포 내로 도입돼 발현되도록 만들어진 일련의 유전자들을 포함하는 구조체) 조합을 찾아냈다.

해당 ‘유전자 발현 카세트’가 삽입된 숙주세포에서 만들어진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다시 숙주세포에 감염시켜 계대배양을 반복하자, 숙주세포에 적응해 빠른 속도로 증폭하는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특허 기술을 적용해 얻어낸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역가(인공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도록 하여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수준을 단위로 환산한 수치)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만든 상업용 바이러스보다 최소 1.53배, 최대 4.7배 높게 측정됐다. 계대배양을 적게 하고도 백신의 원료인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더 많이 만들어 낸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 및 기능적 영역을 포함하는 발현 벡터를 숙주세포에 감염시켜 얻어진 바이러스는 계대배양을 거듭할수록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복제됐다”며 “이 제조 방법을 통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생산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특허 기술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특허 기술을 이용해 만든 A형 간염백신으로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대표적인 A형 간염백신인 GSK의 ‘하브릭스’와 면역학적 효능에 유효한 차이가 없었으며, 동물시험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 눈에 띄는 이상반응이나 체중감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A형 간염백신 전임상 단계

특허기술 적용 시 글로벌 공략도 가능할 전망

“일종의 플랫폼 … 다른 백신으로 확장 가능할 듯”

이번 특허 기술은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A형 간염백신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부터 A형 간염백신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예상 종료 시점은 2022년 3월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에 새로운 특허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제품과 비교해 단기간에 압도적인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에 대해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가 제조하는 백신은 생산량이 고정돼 있다. 매년 일정한 생산 물량을 각 국가가 나눠 받는 방식이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급 불안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특허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생산 체제를 갖출 경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특허 기술은 백신 제조와 관련된 일종의 플랫폼 기술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A형 간염백신뿐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 예방 백신으로 기술을 확장해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9년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된 우리나라 A형 간염 환자 수는 총 1만 7598명으로 전년인 2018년 2437명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형 간염은 5년 주기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백신 접종은 발병 이전에 A형 간염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국내 A형 간염백신 시장에서는 매년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3월 보령제약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가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를 출시하면서 국산 A형 간염백신 상용화에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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