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경동제약 창업주 류덕희(84) 명예회장은 지난달 30일 공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장남 류기성(39) 부회장의 단독 경영 시대가 열린 것이다. 2세 경영 시대를 열어야 하는 류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과 100억 원에 달하는 증여세 납부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동제약은 보통주 1주당 100원을 중간배당하겠다고 20일 공시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중간 배당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배당금 총액은 27억 4937만 원이다. 배당기준일은 2021년 6월 30일, 배당금지급 예정일자는 2021년 7월 28일이다.
보통 중간 배당은 기업의 수익성이 좋은 상황에서 주주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이 중간 배당을 하는 것도 대부분 우량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 성적표를 보면 경동제약은 배당 잔치를 벌일 상황이 아니다. 경동제약 매출은 2018년 1793억 원에서 2019년 1765억 원, 이어 지난해에는 1738억 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53억 원에서 2019년 228억 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129억 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경동제약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20일 현재 종가는 1만 500원으로, 딱 1년 전인 2020년 7월 20일 주가(1만 65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중간 배당을 놓고 최대주주 일가족이 창업주에게서 물려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9월 류덕희 명예회장은 류기성 부회장에게 190만주를 증여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만 100억 원대에 달한다. 류 부회장은 국세청에 증여세를 몇 년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을 신청한 상태다.
올해 3월에도 류 명예회장은 장녀 알피에이치코리아 류기연 대표와 손자녀 등 5인에게 55만주를 증여했다. 이들 역시 수십억 원 규모 증여세를 내야 한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올해 4월 주당 400원을 지급했다. 17.51% 지분을 가진 류 부회장은 중간 배당까지 받으면 올해 배당으로만 약 27억원을 가져간다.
경동제약은 최대주주인 류 대표 외에도 친인척과 관계 회사 및 재단 등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이 44.27%에 달한다. 이들이 올해 배당으로 받는 돈만 68억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