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생산, 각종 단백질 치료제 개발 등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기업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효능시험에서 이 회사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그 효과를 입증했다.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불과 20여 년이라는 그 짧은 역사속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배경을 등에 업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이나 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차원이 다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 주가는 말 그대로 미스터리다. 정부가 ‘렉키로나’ 브리핑을 했던 16일에도 셀트리온 주가는 0.94% 오르는 데 그쳤다. 호재가 있어도 주가는 요지부동, 제자리 걸음이다.
19일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2.23% 하락한 2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의약품 지수 라이벌(?) 관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1.89% 올라 90만 원대를 가뿐하게 재돌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셀트리온은 매출, 영업익, 순익 등 모든 면에서 삼바와 비교가 안될 만큼 앞선다. 주가를 결정하는 수치가 결코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전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흑자경영을 지속 중이다. 하반기 매출 전망도 고무적이다.
그런데 왜 주가는 많은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정중동일까?
일각에서는 셀트리온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공매도 세력을 의심한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5월 3일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호재에는 제자리, 악재에는 하락의 패턴을 반복했다.
공매도 상위종목에 속한 주식의 대부분이 비슷한 패턴을 보였지만 오를 때는 확실히 올랐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유독 악재에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한 모습을 연출했다.
단적인 예가 지난달 25일 사례다. 질병관리청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인도형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 하자마자 주가는 이날에만 4.67% 급락했다.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6.74%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그나마 매수세가 뒷받침해 하락폭을 줄였다.
회사 측이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하고 실제 동물실험에서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이후 발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렉키로나’를 유망 코로나19 치료제로 선정했다는 뉴스도, 항체의약품 램시마와 트록시마가 2600억 원대 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도 주가를 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7월 초 ‘렉키로나’가 동물효능시험에서 브라질발 감마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을 때도 주가는 당일 1.88% 찔끔 오르더니 이후 6일(-2.20%), 7일(-0.19%), 8일(-0.19%), 9일(-1.50%) 등 4일 연속 미끌어졌다.
황당한 주가 흐름은 지난주 16일 절정에 달했다. 질병관리청은 6월 25일 발표와 달리 ‘렉키로나’가 동물효능시험 결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브리핑했지만 주가는 0.94%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새로운 장을 시작한 오늘 2.23% 빠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말았다.
오늘 종가 26만3000원은 3년 전인 2018년 2월 9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할 당시(26만 5394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셀트리온은 언제쯤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지난 8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에 대해 “각종 악재가 모두 반영됐다”며 “아직 바닥에 있는 셀트리온을 대형주 중 최선호로 판단한다”는 리포트를 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를 38만 원으로 제시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1% 떨어진 3,244.04에 마감했다. 신일전자가 29.80%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182개 종목이 올랐고 679개 종목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4583억 원, 4583억 원어치 주식을 각각 매도했고 개인만 9386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지수는 0.20% 하락한 1,049.83로 장을 마쳤다. 국전약품(+30%) 등 4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411개 종목이 올랐고 927개 종목은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0억 원, 568억 원어치를 팔았고 개인만 나홀로 1068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 하락한 18,751.25를 기록했다. 경보제약(+5.07%) 등 15개 종목이 올랐고 JW중외제약우(-5.86%) 등 35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0.39% 내린 13,207.69로 마감했다. 진양제약(+17.56%) 등 28개 종목이 올랐고 셀루메드(-10.20%) 등 73개 종목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