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는 소아 및 성인에서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을 유발하며, 겨울철과 이듬해 봄 환절기까지 활동하는 병원체다. 5세 미만의 소아에서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RSV는 만 2세까지 거의 모든 영아가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은데 아직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RSV의 항체 주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시나지스’(팔리비주맙)가 국내 시판 중 이긴 하지만 백신이 아닌 항체 주사이기 때문에 RSV 위험이 예상되는 기간 동안 월 1회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백신은 예방 효과가 몇 년에서 평생 유지되는 반면, 항체 주사는 효과가 몇 주 혹은 몇 달로 짧은 편이다.
RSV의 백신과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최근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년간 RSV와 관련된 임상시험 5건을 승인했다. RSV 관련 임상은 2015~2017년, 2019년에는 전무했고 2018년에는 1건뿐이었지만 최근 그 수가 소폭 늘었다.
승인받은 임상 시험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RSVPreF3’ 임상시험 2건과 한국화이자제약의 ‘PF-06928316’ 1건 등 백신 관련 3건, 에난타파마슈티컬즈의 RSV 경구용 치료제 ‘EDP-938’ 관련 임상시험 2건 등이다.
우선 백신 개발과 관련된 임상 내용을 살펴보면, #GSK는 지난 3월 10일과 5월 2일, 자사가 개발 중인 ‘RSVPreF3’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각각 승인받았다.
3월 10일 승인된 시험은 생후 6개월까지의 RSV 관련 하기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만 18~49세의 임신한 여성에게 근육 내 투여하는 면역증강제 미함유 RSV 모체 백신 단회 접종의 유효성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다. 이 임상시험은 다국가 시험으로, 전체 피험자 수는 1만 명이며, 국내 피험자 수는 100명으로 알려졌다.
5월 2일 승인받은 임상시험은 만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PreF3’를 단회 투여하고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다국가에서 진행되는 시험으로 전체 피험자 수는 2만 5000명, 국내에서는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3월 19일 ‘PF-06928316’의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임신 중 백신 접종을 받은 여성에서 태어난 영아에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선융합 F 아단위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다국가 시험으로 전체 피험자 수는 6900명, 국내 피험자 수는 100명이다.
RSV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사도 있다. 지난 13일 CRO 전문기관 파머수티컬리서치어소시에이츠코리아는 #에난타파마슈티컬즈의 ‘EDP-938’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RSV에 감염된 생후 28일~24개월의 소아를 대상으로 ‘EDP-938’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다국가에서 진행되며 전체 피험자 수는 90명, 국내 피험자 수는 8명으로 알려졌다.
에난타파마슈티컬즈는 지난해 12월, CRO 전문기관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를 통해 ‘EDP-938’의 2b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외래 성인 피험자에서 RSV 급성 상기도 감염 치료를 위해 ‘EDP-938’를 경구 투여하는 내용의 시험이다. 마찬가지로 다국가 시험이며 전체 피험자 수는 70명, 국내 피험자 수는 10명이다.
RSV는 천식이나 비정상적인 폐 기능 등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있는 데다, 유아에서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신약에 대한 요구도가 특히 높은 상황이다. 최근 RSV 정복에 나선 제약사들의 도전이 신약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