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자회사에 맡겼더니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신약개발 자회사에 맡겼더니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이디언스·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수년 내 가시적 성과 도출

상장 검토 또는 준비 중 … 자금 안전성 높아 신약개발 탄력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6.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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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세운 자회사들이 빠르게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기업들처럼 R&D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데다 투자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연구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일동제약의 자회사인 아이디언스는 최근 표적항암제로 개발 중인 ‘베나다파립’(IDX-1197)의 임상 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베나다파립’은 종양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인 ‘파프(PARP)’ 저해 기전을 가진 표적치료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이다.

이번 임상1상 시험에서 표준요법 치료에 실패한 말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베나다파립’을 투약한 결과, 최고용량인 240mg까지 용량제한 독성반응(DLT)이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로 환자를 선별하지 않은 초기 임상인데도 객관적 반응률(ORR)은 17.2%, 임상적 이득률(CBR)은 51.7%였다.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BRCA)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도 ORR과 CBR이 각각 20%와 60%로 나타났으며, 최저 용량인 2mg에서부터 임상적 이득이 확인된 것은 물론, 종양조직에서 파프 활성을 90% 이상 저해하는 것으로 보고돼 치료 범위가 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이 지난 2019년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세운 자회사다.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개발전문 회사로 파이프라인 발굴, 임상진행,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업무가 주요 사업 분야다.

아이디언스 대표이사는 이원식 박사가 맡고 있다. 이원식 대표는 서울의대 졸업 후 가정의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예방의학 석사학위와 한양대학교 약리학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MSD, 한독, 사노피아벤티스, 화이자 등에서 임상개발 및 의학 학술업무를 담당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설립 2년 만에 ‘베나다파립’의 긍정적인 임상1상 결과를 얻어낸 이 회사는 앞으로 있을 유럽종양학회(ESMO) 등을 통해 지속해서 임상개발 현황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2년 말까지 신약 파이프라인 4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2023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을 마친다는 목표다.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최근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췌장암 신약후보물질 ‘JPI-547’의 임상1상 결과를 공개했다. ‘JPI-547’의 항암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포함한 전체 임상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PI-547’은 파프(PARP : Poly ADP-ribose polymerase)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 표적항암제다. 파프는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인데, 암세포의 DNA까지 복구해 이를 억제해야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틴키라제는 암세포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다.

ASCO에서 공개된 ‘JPI-547’ 임상1상 결과 초록을 살펴보면, 말기 고형암 환자 약물 치료 효과로 종양이 조절된 환자수를 나타내는 DCR(Disease Control Rate)은 64.1%, 부분 반응 환자수를 나타내는 객관적반응률(ORR)은 28.2%로 나타났다. 특히 BRCA/HRR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고형암 환자에서도 유효성을 보였으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 이외에 특별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이 지난해 5월 출자해 만든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로, 설립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난소암 및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후속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향후 기술특례를 통한 주식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제반 절차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여유를 갖고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이뮨온시아는 지난 3월 중국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3D메디슨(3D Medicines)에 자사가 개발 중인 CD47 항체 항암신약 후보물질 ‘IMC-002’를 총 4억7050만달러(약 54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IMC-002’는 차세대 면역관문 치료 타깃인 CD47에 작용하는 약물로, 암세포에 대한 약물 특이성과 안전성을 높여 타 약물들과 차별화된 2세대 CD47 타깃 항체로 평가 받는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과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의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합작해 지난 2016년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유한양행이 51%, 소렌토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IMC-002’뿐 아니라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 ‘IMC-001’의 임상2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IMC-001은 T세포의 PD-1과 암세포의 PD-L1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항암 T세포 억제신호를 차단함으로써 항암 T세포의 활성을 촉진시켜 항암효과를 높이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이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 기존 면역항암제와 작용기전은 같지만, 체내 NK세포 등 다른 면역세포가 함께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해 더 높은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뮨온시아는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의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현재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총 8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약후보 물질은 Nav.1.7 비마약성 진통제인 ‘iN1011-N17’로, 현재 호주에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iN1011-N17’는 전임상 시험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계열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인 ‘트라마돌’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이 치료제에 관심을 보인 글로벌 제약사가 6곳에 달할 정도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이번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iN1011-N17’의 초기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투자 유치를 늘려 임상2상을 마치고 이 신약후보 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한 뒤 2025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과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스핀 아웃’(spin out)한 바이오텍이다. 설립 자체는 지난 5월 이뤄졌으나, 연구원 이동 및 신규 대표이사 선임 등 후속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지난해 9월께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이 회사의 수장은 코오롱제약 개발본부장 출신의 박종덕 대표이사다. 박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25년간 신약개발 및 신사업 개발 등 폭넓은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엘 쉐링과 노바티스에 근무하며 혈액암(Hematology) 및 간장학(Hepatology) 치료영역에서의 임상개발, 제품개발, 마케팅 등의 경험을 쌓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자회사는 사업 목적이 명확하고 자금 유치에 유리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이들 자회사 중 대부분은 아직 비상장 상태다.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천문학적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가 떨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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