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간으로 전이된 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에 비해 항암면역치료 효과가 좋지 않으며 그 이유는 간 종양세포가 면역 T세포를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대안으로 방사선치료와 면역치료 병용요법을 제시하고 동물 실험을 통해 그 효과도 입증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의과대학(Michigan Medicine) 로겔 암센터(Rogel Cancer Center) 연구팀은 센터에서 항암면역치료를 받은 718명의 전이암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흑색종(melanoma), 요도암(urothelial cancer), 신장세포암(renal cell cancer) 등 여러 암을 앓고 있었으며 전이된 장기도 다양했다.
분석 결과 원발암 위치와 무관하게 암이 간으로 전이된 환자들의 예후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들에 비해 현저히 좋지 않았다. 또 간으로 전이된 환자들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들에 비해 암의 전이속도와 성장속도 모두 빨랐다.
연구팀은 간으로 암이 전이되게 한 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는 실험을 통해 전이된 종양이 항암면역요법에서 암을 공격하는데 필수적인 T세포를 흡수해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간 내에서 활성화되는 T세포인 특이 Fas+CD8+T 세포는 FasL+CD11b+F4/80+ 단세포에서 파생된 대식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분열을 겪어 결국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쩌우 웨이핑(미시간대학 면역학) 교수는 “간에서 T세포가 제거되었음은 물론 이 흡수작용은 결국 몸 전체에 면역 사막(immune desert, 면역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을 만들어 냈다. 결과적으로 몸 속 어떤 부위에서도 면역체계가 종양과 싸우기 위해 활성화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방사선치료와 면역치료의 병행요법을 제시하고 그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팀이 간 내 T세포와 상호작용하는 대식세포를 표적으로 한 방사선치료와 면역세포를 병행한 결과 T세포 생존율이 높아져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치료 효과도 커졌다.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미시간대학교 면역학 교수는 “면역 억제의 새로운 매커니즘을 규명하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은 항상 어려운 과제”라며 “이번 결과는 그래서 의미가 크며, 이 결과를 기반으로 곧 사람 대상 임상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1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