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종양 세포가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억제하는 특정 단백질의 작용기전이 규명됐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전이가 진행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고 예후도 더욱 나빠진다. 이 과정은 암세포 자체의 돌연변이와 암세포를 둘러싼 다른 세포들의 영향으로 촉진되며, 주로 종양혈관신생(tumor angiogenesis)을 통해 이뤄진다.
일본의 도쿄의과치과대학(Tokyo Medical and Dental University, TMDU) 연구팀은 단백질 ‘바소히빈-1(VASH1)’이 암세포가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기 위해 주변의 암세포나 다른 세포와 서로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이전 연구를 통해 VASH1이 새로운 혈관 생성에 필수적인 내피세포(endothelial cells)의 운동을 방해해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이 암세포에 VASH1을 투여한 뒤 관찰한 결과, 미세관(micro-tubule)에서 일어나는 디트로시네이션(detyrosination)이라 불리는 암세포와 내피세포와의 상호작용 경로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VASH1은 암세포와 내피세포와의 신호교환 환경을 교란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하거나 새로운 혈관 형성을 위해 이동하는 내피세포 분자의 경로는 바꾸는 역할을 했다.
미세관이란 중심부가 비어 있어서 세포의 여러 곳으로 물질을 수송하는 역할을 하는 뉴런 전체에 걸쳐 분포하는 관을 일컫는다.
이어 연구팀이 VASH1 돌연변이를 투여하거나 VASH1를 투여한 뒤 VASH1 억제제를 투여하자 VASH1만을 투여했을 때 나타나던 신생혈관 억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VASH1의 투여가 암세포 전이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미호 고바야시 (Miho Kobayashi) 동경의과치과대학(東京医科歯科大学) 교수는 “암세포의 전이는 내피세포에 전달되는 암세포에 의해 특정 메시지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내피세포로 들어가 혈관신생을 가속화시키는 변화를 유도한다”며 “VASH1 활동은 이 신호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호 교수는 그러면서 “혈관신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암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아진다”며 “이번 연구는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