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낄수록 치매 위험이 증가하며 우울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교수(사진)팀(성균관대학교 원홍희교수 및 이영찬연구원, 가천의과대학교 강재명교수, 순쳔향대학교 이혜원교수 공동연구)은 2일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환자 스스로 인지능력이 떨어졌다고 느끼지만 실제 검사 시 이상이 없는 경우를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라고 한다. 신체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나 사소한 건망증에 대해 환자 스스로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의 개인적인 느낌 외 뚜렷한 임상증상이나 검사소견이 없어 간과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여기고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치매 예방이나 조기 치료의 발전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에는 2009년부터 2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약 58만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는데 이는 해당 기간 동일 연령 전체 인구의 약 절반정도다.
성별, 소득, 약물복용력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차단하고 객관적 분석을 위해 조정 위험 비율(adjusted hazard ratio)을 산출한 결과, 66세에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환자의 치매 위험은 일반인 대비 38%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위험도가 50%까지 증가했으며 인지능력 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치매 위험도 함께 상승했다.
이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가 환자의 개인적인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결과는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및 동반된 우울증상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명우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우울증상을 함께 느낀다면 치매 조기 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밝혀진 바와 같이 우울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것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한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신진연구지원사업의 성과로 국제저널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