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잘못하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세포 물질과 이 물질의 확산을 제어할 화합물이 사상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화합물이 후속 연구를 거쳐 약물로 사용될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 등 염증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발터앤엘리자(WEHI) 연구소 세스 마스터즈(Seth Masters) 부교수팀은 특정 염증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대식세포(macrophages)에서 주로 발견되는 CD14라는 단백질의 작용에 주목했다.
CD14는 인체의 감염 사실을 감지하고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돕는다. 하지만 염증이 진행됨에 따라 그 배출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최악의 경우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감염을 더 악화시키거나, 다른 질병에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CD14의 상승을 가져오는 유전자들을 찾아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식세포 내 유전자 중 하나인 ‘MAP2K3’이 대식세포집략자극인자(M-CSF, macrophage colony stimulating factor)의 유도분화를 촉진해 CD14를 더 많이 만들어지게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같은 분석 과정에서 이 과정을 제어하는 억제제(Inhibitor) 역할을 하는 화합물의 작용도 함께 밝혀졌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화합물 억제제가 CD14의 과다발현을 막아 염증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스 마스터즈 부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서 일부 환자들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불리는 과도한 염증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입원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CD14 경로를 차단하면 많은 질병의 심각성을 줄일 수 있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터즈 부교수 “이 항염 화합물의 발견이 새로운 항염증 치료법의 문을 열었다고 믿는다. 만약 이 화합물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로 개발될 수 있다면, 코로나19 등 많은 염증성 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미래에 개발될 수 있는 약물의 사용 범위와 관련, “병원체와 싸우기 위한 염증 반응 자체는 정상적이기 때문에 안전한 약으로 인정받더라도 극심한 염증을 억제하는 데만 쓰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