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비만 임신부라도 임신 중 식단조절과 운동량 증가를 통해 태아의 질병 위험을 줄이고, 시간이 흐른 뒤 태아에게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DNA 메틸화 정도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사우스햄튼대학교(The University of Southampton) 연구팀이 영국 전역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비만 임산부 557명을 대상으로 한 혈당 수준과 태아의 DNA 변화의 연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주요 후생유전학 메커니즘인 DNA 메틸화의 수준과 패턴을 조사했다. ‘DNA 메틸화’란 메틸이 특정 염기서열에 붙어 DNA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모든 생물은 DNA가 단백질을 만들어 내면서 특정한 형질이 나타나는데 앞세대의 영향으로 특정 세대의 DNA에 메틸이 붙으면서 형질이 나타나지 않거나 과발현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DNA 메틸화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많게 측정이 되면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노화가 가속화되면 건강이 나쁘고 노년에 암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번 발표된 바 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생활습관에 변화가 없었던 대조군 여성에 비해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량을 늘린 임신부에게 더 많은 대사량이 관찰됐다. 또한 태아의 제대혈을 분석한 결과 임신 초기 같은 수준의 혈당 수준이었더라도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린 실험군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DNA 메틸화 정도는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신생아의 제대혈에 있는 GDM과 1-h 포도당 관련 메틸화 정도가 임신 중 식이 및 신체 활동 개입에 의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체내에 의해 덜 빨리 분해되는 혈당지수 식품으로 식습관을 바꾸면서 지방 섭취를 줄이고 신체활동을 늘린 여성은 체중이 줄었으며 대사적으로 더 건강했고 신생아도 더 건강했다”고 설명했다.
카렌 릴리크로프(Karen Lillycrop) 사우스햄튼대 후생유전학과 교수는 “임신 중 식이 개선과 운동량 증가를 통해 후생유전학적 변화(DNA 메틸화)에 대한 연구 결과는 식생활과 신체활동의 개선이 자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릴리크로프 교수는 “이번에 실험 대상이던 557명 중 159명에게 임신성 당뇨가 판정될 정도로 비만 임신부의 임신성 당뇨 발병 확률이 높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임신성 당뇨가 발병했더라도 노력에 따라 태아의 DNA 메틸화 정도를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