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14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의 ‘인마제브’(Inmazeb)를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FDA가 예방 차원의 백신을 승인한 적은 있지만,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마제브는 아톨리맙(atoltivimab), 마프티비맙(maftivimab), 오데시맙(odesivimab) 등 3개 단핵항체를 혼합해 만든 약물이다.
인마제브(또는 인마젭)는 에볼라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당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바이러스 표면 당단백질은 세포 수용체에 붙어 바이러스 세포막과 숙주 세포막을 융합시켜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데 인마제브는 당단백질에 동시에 결합해 당단백질이 세포수용체에 붙는 것을 방해한다.
인마제브의 효능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성인 및 소아환자 38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PALM 시험)으로 평가했다.
임상 결과 인마제브를 투여받은 실험군(154명)의 투여 28일 후 사망률은 33.8%로, 투여받지 않은 대조군(168명)의 사먕률 51%보다 낮았다. FDA는 “PALM 임상은 미국 국립보건원과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립 보건연구소가 다른 여러 국제기구와 기관의 도움을 받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FDA는 “인마제브 투여 후 발열, 오한, 빈맥, 구토 등이 관찰됐지만 이는 에볼라바이러스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었다”고 부연했다.
주의사항으로는 백신과 함께 투여할 경우 인마제브의 효능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백신과의 동시 투여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 팔리(John Farley) FDA 약물평가연구센터장은 “이번 승인은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라며 “에볼라와 싸우기 위한 선진적인 치료법이 시급히 필요하며 오늘의 조치는 그 노력에 있어서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판 한(Stephen M. Hahn) FDA 국장은 “오늘의 조치는 FDA가 과학과 데이터에 기초하여 국내외 공공 보건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승인은 전염병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앞서 FDA는 2019년 12월, 미국 머크사의 ‘에르베보’(Ervebo)를 최초의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 백신으로 승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