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전성운] 개미산과 이산화탄소만으로 상대적 고농도 배양이 가능한 대장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포도당 등의 다른 탄소원 없이 개미산과 이산화탄소만 사용해 대장균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사경로를 변형하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대장균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탄소를 함유한 유기물질을 대사하며 다양한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과정을 변형하거나 최적화하려는 대사공학적 시도가 활발하다.
또, 이산화탄소로부터 쉽게 전환되어 얻어지는 개미산은 대기상태에서 안정된 액체로 보관과 이동이 용이하고 미생물이 섭취하기 더 효율적이어서 원하는 화합물을 만드는 좋은 원료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개미산만으로는 대장균이 성장할 수 없어 포도당 같은 다른 탄소원을 함께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탄소원을 공급해 줄 경우에는 추가비용 뿐 아니라 미생물이 개미산을 잘 사용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개미산과 이산화탄소로부터 범용적 원료 화합물(피루브산)을 합성할 수 있도록 관련된 대사경로를 도입한 대장균을 제작했다.
이 대장균에 미생물(캔디다 속)과 식물(아라비돕시스)로부터 얻은 개미산 탈수소화효소를 도입, 개미산으로부터 대사활동에 필요한 생체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개량했다.
나아가 합성된 원료 화합물로부터 대장균의 구성성분들을 합성하는 대사회로를 강화하는 등 원하는 화합물을 산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만큼 대장균이 왕성하게 증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렇게 개량한 대장균을 이산화탄소와 개미산만이 함유된 배지에서 배양한 결과 광학밀도(optical density) 11 수준까지 증식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빠르게 증식하는 대장균의 대사(Metabolism) 과정을 잘 변형하면 유용한 화합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저감은 물론 개미산, 이산화탄소, 메탄올 등 일탄소(C1) 화합물의 고부가가치화에 활기를 더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 지난달 28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