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충치 등 치아 손상으로 치과를 찾았을 때 ‘근관(신경) 치료’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치아 내부에는 ‘치수’라는 연조직이 있는데, 이 치수는 혈관과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치아우식이 계속돼 치수까지 퍼지는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치수염이 발생하고, 더 방치하면 치조골이 파괴되고 골수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이렇게 치수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결국 근관(신경)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근관치료는 문제 치아에 치수까지 도달하기 위한 구멍을 뚫고 감염된 치수를 제거해 치아 신경관을 생체에 적합한 재료로 충전한다. 근관치료를 받은 치아는 충치로 인해 이미 약해져 있는 데다가 치아 내부로 이미 구멍을 뚫었기 때문에 음식을 입에 넣고 씹을 때 자칫하면 깨질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구멍을 단단한 치과용 재료를 이용하여 강화하고, 일반적으로 치아를 깎아서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거친 후에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치과의들은 “근관치료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치료방법으로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게 하는 잘 확립된 치료방법”이라고 입은 모은다.
하지만 해당 치아는 치수신경이 이미 제거됐기 때문에 차갑거나 뜨거운 것에 반응지 못하고, 충치가 재발하더라도 통증이 발생하지 않아 재치료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손상된 치수를 재생하는 ‘치수재생치료’가 일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보편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재생치료를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까닭이다.
특히 치수재생을 위해서는 치아 내부의 치수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야 하지만 활성화를 위한 출혈량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김선영 교수(치과보존과 전문의) 연구팀은 최근 손상된 치수 제거 후, 의약품으로 상용되는 지혈제를 이용하여 내부 출혈량을 조절하면 치수의 재생유도가 더 용이해진다는 결과를 미니피그 동물모델 실험에서 확인했다.
김선영 교수는 “지금까지의 근관치료는 손상된 치수 제거 후 그 공간을 인공재료로 충전하여 치아의 신경감각이 없어져버리는 한계가 있는 치료법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손상된 치수조직의 재생을 유도하여 본래의 감각기능을 모두 유지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면, 재생치의학 관점에서 치과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