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미국 도전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LG화학의 미국 도전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팩티브' 상업화 실패후 17년 동안 성공한 신약 전무

'LB54640' 희귀의약품 지정 ... '흑역사' 지우기 박차

美 시장 겨냥 다수 신약 개발 중 … 아직은 낮은 단계

허가부터 출시까지 첩첩산중 … 상업적 성공 미지수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9.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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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 ‘팩티브주’
LG화학 ‘팩티브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고도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해 '흑역사' 꼬리표가 붙은 LG화학(구 LG생명과학)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신약후보 물질을 연이어 선보이며 다시 한번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FDA로부터 신약후보 물질 'LB54640'를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다. 

'LB54640'는 현재 미국에서 일반 비만환자(체질량지수 27kg/㎡ 이상) 96명을 대상으로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회사 측은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임상1상을 완료하고, 2022년부터 유전성 희귀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과 3상을 동시 진행, 2026년에는 FDA로부터 판매허가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MC4R은 비만 유전자의 일종으로,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 증상이 심화된다. LG화학은 'LB54640'가 이러한 현상을 개선, 유전성 비만 치료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신약후보 물질은 전임상 시험에서 1일 1회 경구 투여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이 확인됐다. 회사 측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주사 치료 중심의 비만 시장에서 환자 투약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경구용 치료제로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LG화학의 비만 치료 신약개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 질환에서 혁신적인 신약 상용화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03년 자사가 개발한 첫 신약인 '팩티브'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회사다. '팩티브'의 상업적 실패 이후 미국 시장에 재입성하기 위해 다수 신약후보 물질을 선보였으나,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업화에 성공한 후속 신약은 전무하다.

'팩티브'는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퀴놀론 계열 항생제다. 지난 2003년 4월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당시 회사 측은 "우리나라 제약산업 100여년 역사 최초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이 탄생했다"며 "매년 800억원 규모의 외화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도 이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참석하는 축하 행사까지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장관,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미국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초반에는 연매출 200억원 안팎을 기록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은 줄어들었다. 미국 출시 후 12년 정도가 지나서야 개발에 들인 비용 3000억원을 회수할 수 있었을 정도로, 저조한 성적이었다. '팩티브' 개발 비용은 LG화학이 500억원, 당시 공동개발사였던 SB(GSK 전신)가 2500억원을 각각 부담한 바 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매년 100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지만, 당초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실패한 신약'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LG화학은 통풍치료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자가면역치료제 등 미국 시장을 겨냥한 다수 신약후보 물질을 선보이며 만회의 기회를 엿보고 있으나, 대부분 임상1·2상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판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상업적 성공은 별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처방시스템부터 마케팅 파트너, 약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이후에도 예상 밖의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상업적 성공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화학은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연구 및 임상 업무를 추진하는 등 자사가 개발 중인 신약의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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