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종근당이 항응고제 '엘리퀴스'(아픽사반) 제네릭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퀴시아'의 제제 개선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주성분 함량까지 크게 줄이는 방식이어서, 개발이 완료되면 오리지널인 '엘리퀴스'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의약품 특허목록에 '리퀴시아' 제제 특허인 '아픽사반을 포함하는 가용화를 위한 약제학적 제제 및 이의 제조 방법' 특허를 등재했다.
지난 6월 특허청에 등록된 이 특허는 '리퀴시아'의 주성분인 아픽사반의 용출률과 생체이용률을 개선한 약제학적 제제에 관한 것이다.
난용성 약물인 아픽사반에 수용성 폴리머를 혼합해 용출률 및 생체이용률을 개선하는 것이 이 특허 기술의 요지다. 용출률이 높아진 만큼 주성분 함량은 최대 50% 이상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아픽사반의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오리지널인 '엘리퀴스'와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성분 함량이 적은 만큼 부작용이 줄어들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종근당은 동물 실험을 통해 해당 특허 기술이 적용된 '리퀴시아'와 '엘리퀴스'의 AUC(투약 후 시간에 따른 혈액 중 약물농도의 합) 및 Cmax(최고 혈중농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를 입증했다.
실험에 사용된 '리퀴시아'의 아픽사반 용량은 1.6mg, 2.5mg, 3.75mg 등 세 가지로 대조약인 '엘리퀴스' 5mg보다 저용량이었다.
실험 결과, '리퀴시아' 2.5mg(AUC : 5022h*ng/mL, Cmax : 691ng/mL) 용량은 '엘리퀴스' 5mg(AUC : 5247h*ng/mL, Cmax : 715ng/mL) 용량 제품과 AUC 및 Cmax 값이 비슷했다. 시간에 따른 혈중 농도 역시 유사했다.
'리퀴시아' 3.75mg(AUC : 5814h*ng/mL, Cmax : 902ng/mL)은 '엘리퀴스' 5mg보다 더 우수한 AUC 및 Cmax 값을 나타냈다.
AUC와 Cmax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동등성 평가 지표로, 오리지널과 비교해 그 수치가 80~125% 안에 들면 동등성이 인정된다.
다만, 이번 실험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해당 특허 기술을 '리퀴시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차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종근당이 이 같은 특허 기술이 적용된 '리퀴시아'를 출시할 경우, '엘리퀴스' 제네릭뿐 아니라 오리지널의 시장 점유율까지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리지널'과 효과가 동일한 저용량 제품인 데다 가격까지 낮출 수 있어 의료진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리퀴시아'는 현재 '엘리퀴스' 제네릭 시장에서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발매된 이 제품은 출시 첫 해 원외처방액이 4억원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지난 7월까지 13억원을 기록했다.
'엘리퀴스'와 비교하면 아직 원외처방액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세가 매우 가팔라서 새로운 특허 기술까지 적용될 경우 빠르게 오리지널을 추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엘리퀴스'는 지난해 49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종근당이 '리퀴시아'의 제제 개발에 돌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 기술을 특허청에 특허 등록하고 식약처에 등재한 것을 고려하면 개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성분 함량을 줄일 수 있다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엘리퀴스'는 BMS와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비(非)-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다. 국내에 출시된 NOAC 제품은 '엘리퀴스'를 포함해 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에독사반), 바이엘 '자렐토'(리바록사반), 베링거인겔하임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등 모두 4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