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도 역할 분담 … '스핀오프·스핀아웃' 인기
신약개발도 역할 분담 … '스핀오프·스핀아웃' 인기
대웅제약 '아이엔 테라퓨틱스' 출범

선택과 집중으로 연구 역량 극대화

원활한 자금 조달이 관건

"단순 펀딩 기업 경계해야"
  • 이순호
  • 승인 2020.09.1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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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 설립 열기가 뜨겁다. 이번에는 국내 대형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이 대열에 가세하며, 신약 개발 의지를 불태웠다.

#대웅제약은 15일 신약개발 전문기업 '아이엔 테라퓨틱스'(iN Therapeutics)를 정식 출범했다. 

'아이엔 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 및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스핀아웃'한 바이오텍이다. 

신약 개발 자회사 설립은 통상적으로 '스핀오프'(Spin-off)와 '스핀아웃'(Spin-out)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핀오프'와 '스핀아웃'은 기업이 하나의 사업이나 사업부를 독립된 주체로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스핀아웃'은 모기업과 분사된 기업이 주식을 교차해 보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로에 대한 헌신도와 긴밀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기업에서 사업부 등을 떼어내 완전히 독립시키는 '스핀오프'와 차이가 있다.

'아이엔 테라퓨틱스'의 설립 자체는 지난 5월 이뤄졌으나, 연구원 이동 및 신규 대표이사 선임 등 후속 절차가 최근 마무리되면서 이제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아이엔 테라퓨틱스'의 수장으로는 코오롱제약 개발본부장 출신의 박종덕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25년간 신약개발 및 신사업 개발 등 폭넓은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엘 쉐링과 노바티스에 근무하며 혈액암(Hematology) 및 간장학(Hepatology) 치료영역에서의 임상개발, 제품개발, 마케팅 등의 경험을 쌓았다. 

약동학 모델(Population Pharmacokinetics Model)을 통한 소아용 의약품 임상개발 플랫폼의 공동개발 및 기술수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지난 15년간 해외 유수 글로벌 투자회사들에서 기술평가 검토 관련 자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대웅제약 외에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먼저 바이오 업계에서는 최근 #헬릭스미스(전 바이로메드)가 '스핀오프'를 통해 자회사인 뉴로마이언(Neuromyon)과 카텍셀(Cartexell)을 새로 설립했다.

뉴로마이언은 AAV(Adeno-Associated Virus,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해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카텍셀은 CAR-T세포를 사용하여 고형암을 대상으로 항암 신약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양사 모두 헬릭스미스가 특허를 현물 출자하는 형태로 설립됐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자회사 스핀오프를 통해 그동안 시야에서 가려져 있던 파이프라인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에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섬유증 치료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마카온을 설립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알렸다. #테라젠이텍스#마크로젠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자회사인 메드팩토, 소마젠을 설립해 상장했으며, 이들 자회사는 현재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 #SK케미칼, #일동제약, #안국약품 등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설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항암 신약개발사업의 전략적 추진을 위해 지난 2016년 미국 바이오회사인 소렌토와 함께 이뮨온시아를 설립했고, 같은 해 SK케미칼은 신약 개발부서를 '스핀오프', 티움바이오를 설립하고 항암제와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의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5월 신약개발 회사 아이디언스를 신규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한 뒤, 관계사인 일동제약의 항암 파이프라인 신약후보 물질을 양도했다. 

안국약품도 지난해 항암제 등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한 '빅스바이오'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미약품 연구소장 출신인 김맹섭 부사장이 이끄는 빅스바이오는 이중항체 및 항암제 신약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선택과 집중 가능
자금 조달이 관건 … "목표 의식 명확해야"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설립의 가장 큰 장점은 연구개발의 선택과 집중이다. 한 개 제약사가 모든 파이프라인을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자회사를 설립해 파이프라인 개발 부담을 분산하는 것이다. 연구해야 하는 파이프라인이 소수로 특정되는 만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장점은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자회사를 설립한 뒤 증권시장 상장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면 특정 파이프라인 개발에 거액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외부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연구개발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의약품 연구개발을 주업으로 하는 자회사 큐오라클(CuOracle)을 설립했으나, 기대만큼 자금 조달이 진행되지 않아 분사 1년 만에 자사로 다시 합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유치가 어려워진 데다 경영 비효율성까지 발생해 합병을 결정했다는 것이 동아에스티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은 물론, 제약사들도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아 다수 신약 파이프라인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선택과 집중, 자금 조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자회사 설립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명확한 목표 의식 없이 신약개발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투자금만 받아내는 펀딩 형태의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며 "경영인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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