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전성운]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가 코넬 의대 데이빗 라이든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에서 암 조기 진단의 실마리가 될 새로운 종양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 단백체 분석을 통한 종양 바이오마커 탐색 연구(Extracellular Vesicle and Particle Biomarkers Define Multiple Human Cancers)'라는 제목으로 저명한 생명과학‧의학 저널인 셀(Cell)에 게재됐다.
세포에서는 세포 기능 유지 및 신호전달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크기의 작은 막성 소포체 또는 입자를 분비한다. 이를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 간 상호작용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의 단백체를 분석해 종양 특이적 단백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연구팀은 인체 조직, 혈액 샘플, 림프액을 비롯한 426개 인체 유래 조직(총 18개 암종 포함)에서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를 추출, 질량 분석기를 활용해 발현되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을 정밀하게 탐색했다.
그 결과 종양의 유무, 암의 종류까지 진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바이오마커들을 규명해냈다. 이들 단백질은 주변 정상 조직에 비해, 종양 조직에서 유래하는 세포밖 소포체에서 발현되는 양이 2배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기법을 활용한 머신 러닝 모델에서도 발견된 바이오마커들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양 조직 유래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를 활용한 테스트에서는 민감도가 90%, 특이도는 9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혈액 유래 세포밖 소포체 및 입자를 활용한 테스트에서는 민감도가 95%, 특이도는 90%인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해당 바이오마커를 통해 종양의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발현 단백질의 패턴에 따라 췌장암, 폐암, 대장암, 흑색종 등 암의 종류까지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특정 바이오마커의 존재만으로 암 유무와 암종을 판단한다기보다는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암 발생 유무와 암종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의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교수는 "차세대 액체 생검 기술에 적용해 암의 발생 유무 및 재발, 치료 반응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혈액 검사를 통한 암 조기 진단 등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