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한국파마가 코스닥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일찌감치 흥행이 점쳐졌지만, 막상 상장 첫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10일 한국파마는 코스닥 시장에서 1만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시초가인 1만8000원보다 6.39% 하락한 수준이다.
출발은 좋았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파마는 시초가보다 15.56% 뛰어오른 2만8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 시초가 대비 2만1650원(20.28%)까지 치솟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듯했지만 오후 2시 이후 내림세로 전환하며 1만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공모가인 9000원과 비교하면 87.22%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파마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2035.74대 1이라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 전체 공모 물량의 75.4%인 244만4400주 모집에 1384건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했으며, 최종 경쟁률은 1296.86대 1을 기록했다.
이는 SK바이오팜이 지난 6월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기록한 경쟁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은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323.02대 1이라는 청약 경쟁률을, 기관투자자들의 경쟁률은 835.66대 1을 기록했다.
올해 7월 상장한 위더스제약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 청약 경쟁률은 1082.03대 1을,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한 최종 경쟁률은 1033.41대 1을 기록했다.
한국파마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SK바이오팜과 위더스제약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일찌감치 흥행이 점쳐졌지만, 결국 상장 첫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다시금 제약·바이오 주에 대한 ‘거품론’이 일고 있다.
특히 신약의 경우 임상 3상까지 통과하는 데 통상 3년에서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며, 임상 3상에 착수하더라도 허가 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60%도 안 된다. 따라서 임상, 라이선스 등의 정보를 걸러서 판별할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주들은 대부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오른 종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주가를 이끌 펀더멘탈이 충분한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회사의 실적을 보기보다는 기대감만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거품이 지속되면 기존 상장 제약사까지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